국과수 운행정보 복원실패… 원인규명 난항

(충주=동양일보 윤규상 기자) 지난해 11월 충북 충주에서 비탈길에 세워둔 트레일러가 300m를 굴러 출근길 신호대기 중이던 승합차를 덮쳐 운전자를 숨지게 한 사고 원인 규명에 난항을 겪고 있다. 3일 충주경찰서에 따르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최근 사고를 낸 트레일러의 디지털운행기록계(DTG)에 대한 감식이 어렵다는 결과를 경찰에 통보했다.

DTG는 차량 운행 정보를 기록하는 기기로, 차량 속도와 분당 회전수(RPM), 브레이크 사용기록, 위치정보, 운전시간 등 각종 차량 운행 데이터가 초 단위로 저장된다.

사고기록장치(EDR)는 아예 발견되지 않아 국과수가 살펴보지도 못했다.

EDR도 운전자의 가속페달, RPM 속도 등 사고 발생 직전 5초 동안 데이터가 0.5초 단위로 기록되는 장치다.

경찰은 기록장치들을 분석, 사고 당시의 정황을 유추하면 사고 원인을 규명해낼 것으로 판단했다.

사고가 난 직후 줄곧 “비탈길에 주차하고 내릴 때 브레이크를 잠갔다”고 주장하는 이씨 진술의 진위를 가리기 위해서도 국과수의 감식 결과는 필수적이었다.

하지만 결정적 단서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던 국과수 감식 결과가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하면서 정확한 사고 원인에 대한 조사는 사실상 어렵게 됐다.

경찰은 이씨를 상대로 조사했던 내용과 폐쇄회로(CC)TV, 블랙박스 영상 내용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사건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국과수 감식이 어렵게 된 상황에서 지금까지 조사한 이씨의 진술 조사 내용과 주변 블랙박스 영상 등을 바탕으로 수사를 마무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조만간 검찰에 사건을 송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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