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택 전 제천교육장

(최성택 전 제천교육장) 6.25 직후 친구네 집에 군 지프차 한 대가 와서 멈추자 동네의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신기한 듯이 차 주위에 몰려왔다. 친구의 매형이 육군 대위였는데 처가에 온 것이었다.

그로부터 50여년이 지난 지금 농촌에는 차 없는 집이 없다. 상전벽해(桑田碧海-뽕나무 밭이 변하여 푸른 바다가 된다.) 라더니 경북 선산과 경남 창원의 뽕나무 밭이 공장과 아파트가 들어서서 옛날의 지형을 가늠 할 수가 없고 울산과 포항의 바닷가 낚시터에도 조선소와 자동차 공장이 세워져 역시 뽕나무 밭이 공장으로 변하였다.

유 성종 전 교육감이 성서를 읽으면서 느낀 것이 두 가지라고 한다. 그 하나는 선지자들은 하나 같이 자기가 생존할 당시를 말세로 보았고 다음으로 세상은 변하고 있으며 그 변화를 보면서 ‘변화 하는 힘’을 느꼈다고 한다. 이어서 1975년 당시에 인류 태초부터 1950년까지의 문화의 양과 1950년부터 1970년까지의 문화의 양이 맞먹으며 또 인류 태초부터 1970년까지의 양이 1970년부터 1975년까지의 문화의 양도 같다고 하면서 문화의 양과 속도에서 무섭게 변한다고 했다.

그 동안 우리나라는 원자재나 생산하는 1차 산업, 그 중에서도 농업이 주력 산업이었으며 농업에 종사하는 사람이 국민의 70%가 넘었으나 1961년 5,16 이후 2차 산업인 제조업이 발전하고 거기에서 생산된 제품을 수출하여 먹고사는 나라로 산업이 재편되었다. 제조업도 생활필수품을 생산하는 경공업에서 기계를 비롯한 중화학 공업으로 점차 발전하여 기술과 경제의 규모가 상상도 못할 정도로 발전하고 증대 하였다. 90년대에는 국민들이 생활에서 실감할 정도로 3차 산업인 정보·통신 산업이 도입 되어 발전하였을 뿐만 아니라 드디어 21세기에는 정보· 통신 산업 분야에서 우리나라가 세계 정상권에 서게 되고 국민1인당 소득도 1958년 80달러에서 현재는 30000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그런 과정에서 슈퍼마켓이 생기면서 구멍가게 운영이 어려워지더니 대형 마트가 중·소도시에도 생기면서 슈퍼마켓마저 존립이 어려워졌다.

비디오의 등장으로 한 도시에 몇 개씩 되던 극장이 문을 닫고 컴퓨터의 출현과 함께 인쇄·출판업에도 위기가 왔다. 자동화 된 기계 설치로 인력은 줄이게 되었지만 실업 사태가 왔고 자율 주행할 수 있는 무인자동차와 무인비행기의 등장뿐만 아니라 인공지능 AI가 경영과 의료, 법률, 과학과 성직자들이 하는 일도 상당한 영역까지 대행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을 하면서 4차 산업이 대두되고 있다.

이런 변화는 모든 힘든 일들을 쉽고 간편하게 할 뿐 아니라 빠르게 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고 사람들도 그런 생활에 익숙해 가고 있는가 하면 어떤 분야는 장래를 가늠조차 못한다.

스포츠 분야도 축구의 경우 침대 축구( 부딪히면 누워서 일어나지 않는 것)를 지양하고 배구의 서브도 8초 이내에 넣어야 하며 야구도 연장전 없이 승부치기로 하고 5세트 경기를 하는 종목은 3세트로 하는 등 지루함을 없애는 방향으로 룰을 바꾸고 있다. 또 금융 분야도 P2P(개인과 개인 간의 대출 거래)나 비트코인(온라인 가상화폐를 이르며 국가 간의 규제를 받지 않고 익명이나 차명거래가 가능하기 때문에 거래 추적이 어렵다)이 등장 하였으나 가격이 널뛰듯 하고 피해자도 속출하는 등 참으로 하루가 무섭게 변화하고 있다. 이런 때에 우리가 대처할 방안들을 모색해 보아야 한다.

세계사를 보면 16세기 이후 스페인, 포르투칼, 네델란드, 영국이 각각 1세기씩 세계를 제패했고 미국은 20세기에 이어 21세기에도 사실상 세계 최강국으로 그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데 이 국가들은 일찍이 바다에 눈을 떠 해상 무역과 강한 해군력으로 식민지를 갖게 되는 등 남들보다 앞선 생각으로 국가의 번영을 누렸다.

현재 우리 앞에 놓인 과제와 아울러 미래를 보는 시각으로 국력을 키워야 할 것이다. 네델란드는 당시 국민이 200만 밖에 안 되는 유럽에서도 작은 나라였으나 새로운 시각과 스페인 출신의 전문가들을 등용해 강국이 된 것은 우리가 모델로 삼을 일이다.

그러나 문명의 이기(利器)들이 도덕성의 결여로 잘못 사용하면 구약성경에 나오는 바벨탑 쌓기와 같은 인류 파멸을 부르는 악기(惡器)가 될 수 있다. 그러므로 이 모든 변화와 발달의 목표 및 과정이 인류에 긍정적 기여에 맞춰줘야 한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