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캄보디아 채택

스리랑카 화폐에 그려진 캐디안 댄스.
캄보디아 화폐에 그려진 압살라 춤.
구본경 작가

화폐에는 각 나라들의 독특한 역사와 문화들이 담겨 있다. 이 때문에 화폐는 어느 나라에서든지 문화사절단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특히 스리랑카, 캄보디아는 아예 민속무용을 화폐 속 주인공으로 채택하고 있다. 이는 흔치 않은 예이며 두 나라의 민속무용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를 엿볼 수 있다.

스리랑카는 아예 전 화폐에 캔디안 댄스를 그려 넣었다.

캔디안 댄스는 스리랑카 싱할리 왕국의 수도인 캔디에서 기원한 궁중무용이다. 차츰 지방의 춤들이 흡수되면서 스리랑카 전 지역으로 확대됐고 지금은 스리랑카를 대표하는 문화유산이 됐다.

초기 캔디안 댄스는 아무나 출 수 없었다. 특정 카스트에 속하는 계급의 남자들만 출 수 있었지만 점차 여성들에게도 개방됐고, 지금은 같이 공연을 한다.

전설에 의하면 알 수 없는 병에 걸린 싱할리 왕국의 왕이 치료를 위해 세명의 주술사를 불렀고 그들이 왕 앞에서 펼친 퍼포먼스가 캔디안 댄스의 시초가 됐다고 한다.

지금도 스리랑카 캔디 도시에 가면 이 공연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캔디안 댄스는 보통 오후 5시 30분에서 6시 30분까지 단 한시간 동안 공연된다.

캄보디아 화폐에서는 압살라 춤을 볼 수 있다. 이 춤은 힌두교 전설에 기초한 크메르 제국의 전통춤이다. 압살라 춤은 ‘천상의 무희’라는 의미로 하늘의 신성한 것들만 표현하는 무용이다. 무용수들은 귀한 대우를 받으며 궁중에 기거했고 결혼이 금지됐다. 오직 왕궁에서만 공연된 압살라 춤의 무용수는 전부 여성이었다.

알살라 춤은 왕자, 공주, 거인, 원숭이 등 4가지를 표현한다. 손동작은 앙코르와트 사원의 부조 벽화에 나오는 무희들의 손동작과 같다. 손목을 자유자재로 놀리고 발을 들어 몸을 휘게 하는데 움직임이 크지 않고 가냘프며 우아하다.

폴포트 정권 때는 무용수들이 지식인으로 분류돼 죽임을 당했고 이로 인해 압살라 춤은 한때 사라질 위기를 맞기도 했다.

지금은 압살라 춤을 국가적 차원에서 관리하고 있으며 2003년에는 유네스코 무형 문화재로 등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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