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상승률 전국최고... 기름값 전국에서 3번째로 비싸...자영업자 월세압박에 폐업도

세종의 휘발유 가격이 1618원으로 전국에서 3번째로 비싸다.(왼쪽) 상가 월세 압박 등에 허덕이다 오픈한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폐업한 파리바게트 보람점.

(세종=동양일보 신서희 기자)  행복도시라는 세종에서 사는 시민들은 과연 행복할까?

내집마련을 꿈꾸는 서민들은 천정부지로 치솟는 집값에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

휘발유 가격은 전국에서 3번째로 비싸고 자영업자들은 서울 강남에 맞먹는 비싼 월세에 허덕이다 1년도 채 되지 않아 폐업하기도 한다.

지난 1일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전국 주택가격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세종시의 집값이 4.29%올라 서울을 제치고 전국 최고 상승률을 보였다. 서울은 3.64%로 뒤를 이었다.

두 곳 모두 작년 8·2 부동산 대책 등 정부 부동산 규제책의 집중 타깃이었지만 되려 전년도보다 집값 상승률이 확대됐다.

실제 김모씨는 지난 2013년 분양 받은 세종시 3생활권에 98㎡의 아파트가 7억5000만원에 거래가가 형성됐다는 부동산업계의 말을 듣고 지난해 말 집을 내놨다.

김씨는 "부동산 규제책의 타깃이 되고 있어 고민인데 프리미엄이 3억원 넘게 붙었다고 하니 부동산에 매물로 내놨다"고 말했다.

이처럼 수도권 집값을 능가하고 있는 세종시의 분위기에 서민들은 한숨을 내쉰다.

한모씨는 "집은 주거가 목적인 것이지 투기를 목적으로 거래가 돼서는 안되는데 요즘 세종지역 매매가를 보면 상대적 박탈감이 들어 우울하다"며 "전.월세로 살다가 인근 대전이나 청주에다 집을 마련하는 게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기름값은 제주도, 서울에 이어 전국 3번째로 비싸다.

9일 오피넷 주간유가동향에 따르면 휘발유 평균가격이 리터당 1600원대로 최고가인 서울과 제주에 이어 3번째로 비싼 지역이 세종시다. 휘발유의 평균가격이 1560원이며 경유는 1353원이다.

이는 대전의 평균가격 1546원 1340원과 충북 1545원, 1335원에 비해 각각 15원, 18원 비싸다.

하지만 실제 체감하는 기름값은 더 비싸다.

세종지역 대부분의 주유소에서 판매되고 있는 휘발유의 가격은 1618원이며 경유는 1419원으로 거의 담합 수준이다.

이는 청주의 ㄷ주유소 휘발유 1517원보다 100원이 더비싸고 경유 1306원보다 113원이 비싸다.

주부 김진영씨는 "주유소에 갔다가 너무 비싸서 1만원어치만 넣고 왔다"며 "세종에서는 차없으면 생활하기 불편한데 기름값 비싸서 운전도 잘 못하겠고 자전거를 한대 구입하는 게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자영업자들의 월세압박이다.

세종지역 자영업자들에 따르면 상가월세가 서울 강남보다 더 비싸고 세종에서는 직원과 손님구하기가 가장 어렵다는 말이 돌 정도다.

세종시 소담동 ㅈ상가의 월세는 33㎡ 275만원, 43㎡ 380만원이다. 하지만 높은 월세에 비해 매출이 형편없어 자영업자들의 한숨이 깊다.

지난해 3월 오픈한 파리바게트 보람점은 1년도 채 되지 않아 폐업했다. 또 다른 자영업자는 실내포차로 오픈한 점포운영이 어려워지자 낮시간에는 붕어빵, 어묵, 떡볶이 등을 팔면서 적자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세종시 소담동의 한 분식점 대표는 "월세주고 인권비주면 남는 게 거의 없다"며 "3년 계약 했는데 주인에게 월세 좀 내려달라고 했더니 1년 되는 5월에 얘기 하자고 했다"고 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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