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박장미 기자) 청주가 영화 촬영지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중장비들이 드나들 수 있을 정도로 높은 천장을 가지고 있는 옛 청주연초제조창이 많은 영화 관계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요즘 건물에서 흔히 볼 수 없는 6.4m라는 높은 층고와 긴 회랑 등이 세트장을 짓거나 영화를 촬영하기에 제격이기 때문이다.

11일 이곳에서 촬영 중인 마샬아트 액션영화 ‘레전드’ 촬영현장이 공개됐다.

‘레전드’ 촬영팀은 이곳에 세트장을 마련하고 지난 9일부터 영화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장면을 촬영하고 있다. 청주 촬영은 오는 14일 마무리된다.

양종곤 제작 PD는 “연초제조창에서 촬영하고 있는 것은 영화의 마지막 클라이맥스인 주인공 율과 쿤의 대결장면”이라며 “천장이 높고 콘크리트구조가 드러나 있어 영화의 분위기를 잘 살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서울과 가깝지만 대도시보다는 번잡하지 않은 점도 장점으로 작용했다.

촬영팀은 지난달까지 인도네시아에서 로케이션 촬영을 했다. 마지막 장면 촬영만을 남겨둔 그들에게 인도네시아 촬영지의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는 곳을 찾는 것이 숙제였다.

영화 ‘불한당’에 나오는 연초제조창 장면을 참조해 이곳을 촬영지로 정한 촬영팀은 2주에 걸쳐 세트를 짓고 66명의 스탭들과 함께 청주에 체류하고 있다.

양 PD는 “연초제조창은 여러 공간으로 나뉘어 있어 영화적 활용도가 높다고 생각한다”며 “특히 액션신이 많은 장르물에 적합한 것 같다”고 밝혔다.

‘레전드’는 옛 연초제조창의 모습을 볼 수 있는 마지막 영화가 될 가능성도 높다. 연초제조창 재생사업이 오는 3월부터 본격 착수되기 때문이다.

청주영상위 관계자는 “늦어도 3월이면 재생 공사 착공에 들어가기 때문에 지금 형태의 제조창을 보여주는 것은 마지막일 듯싶다”며 “앞으로는 동부창고 37동 등 다른 곳이 영화 촬영지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브루스칸(율 역), 박희순(쿤 역), 윤진서(말리 역), 김인권(바우 역) 주연의 영화 ‘레전드’는 극악무도한 흉악범들만 격리 수용돼 살고 있는 사형수들의 섬 ‘수라도’를 배경으로 한다. 가족을 죽인 자에게 복수하기 위해 스스로 사형수가 돼 수라도에 들어가 벌어지는 내용을 담았다.

㈜그린피쉬(대표이사 이현명)가 제작하며 이승원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이 감독은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에서 조감독을 맡은 바 있다. 영화는 오는 6월 개봉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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