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장미 취재부 기자

(박장미 취재부 기자)‘기부민심’이 싸늘하게 얼어붙었다.

통계청의 ‘2017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1년간 기부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사람은 지난 2011년 ‘36.4%’에서 올해 ‘26.7%’로 10%p 급락했다. 충북도내 모금단체가 처해있는 상황들이 이 같은 기부민심 위축을 잘 보여준다.

올해 1000여 가구에 20만장 지원 목표를 세운 충북연탄은행은 아직까지 절반 수준밖에 지원하지 못했다.

지난 한 달 동안 거리 모금 활동을 벌인 구세군 충북본영도 2016년보다도 15%가량 감소한 1억5500여만원의 모금액을 기록, 2014년부터 4년 연속 목표액 달성에 실패하고 있다.

충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 역시 지난해보다 3%가량 모금액이 감소하면서 지난 8일 기준 74.6도에 그치고 있다. 전국 평균 86.9도에 비해 12도 정도 못 미치고 있는 것이다.

기부는 대가를 바라지 않고 본인이 정한 가치에 따르는 행위다. 그렇기 때문에 ‘신뢰’가 필수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새 희망 씨앗’ 사건, 이영학 사건 등 ‘도덕적 해이’, ‘불신’을 야기 하는 사건이 잇따라 터졌다. 우리 사회에 ‘트라우마’를 남길만한 사건들이었다.

신뢰는 사라지고 불신만이 남은 지금, 기부한파를 몰아내기 위해, 소외계층의 따뜻한 겨울나기를 위해서라도 ‘투명성 회복’을 통한 신뢰 구축에 나서야 한다. 이를 위한 관련기관 대책 마련은 물론 이웃에 따뜻함을 나눠 주는 시민 의식도 필요하다.

지난달 충북공동모금회에 전달된 손편지가 있다. 제천동명초 강나연(3년)양과 김문주(5년)양이 보낸 것이다. 편지는 “얼마 전 ‘기부포비아’라고 적힌 기사를 봤습니다. 지금은 기부포비아가 아니라 기부폭염이 와야 합니다. 기부폭염이 오려면 시작을 해야 되니 하나하나 사랑과 관심을 선물해 드리며 40만원을 기부합니다”라는 내용이다. 어린 초등학생 2명이 과학전람회에서 받은 장학금 40만원을 편지와 함께 보낸 것이었다. 이처럼 이웃을 향한 시민들의 따뜻한 마음이 다시 한번 불타오르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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