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몰려 경제 활성화 ‘한몫’... ‘재능기부’ 음악회·전시회 인기

황간역이 영동지역 경제 활성화에 한 몫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진은 강병규 전역장이 황간마실카페에서 미소를 짓고 있는 모습.

(영동=동양일보 이종억 기자) 역사 속으로 사라질 위기를 극복하고 ‘추억의 고향역’으로 재탄생한 영동군 황간역이 전국적으로 관심을 끌고 있는 가운데 기차를 이용한 여행객들이 몰려 영동지역 경제 활성화에 한 몫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05년 경부선 개통과 함께 문을 연 황간역은 고속도로개통과 자가용 자동차문화의 보편화, 농촌지역 인구 감소 등으로 이용객이 줄면서 2013년도에는 폐지대상에 올라 존폐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당시 황간역 강병규(60) 역장과 황간중학교 35회 동기 모임인 ‘황간마실’의 정태경 회장을 중심으로 지역주민들이 고향역 지키기에 나서면서 현재는 지역문화의 플랫폼이자 여행관문으로 주목받으며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시 항아리, 음악회, 전시회 등 다양한 문화행사와 노랑자전거를 이용한 황간마실 여행, 황간마실 카페는 이미 전국에 널리 알려져 황간역을 대표하는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역 광장에 놓여 있는 시 항아리는 지역 주민들이 기증한 옹기 항아리에 황간, 매곡, 상촌, 추풍령 지역에 사는 시인들의 시를 항아리에 써서 화단에 배치하면서 탄생했다.

황간역은 2013년 8월 제1회 음악회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모두 60회의 공연을 펼쳤고 맞이방 갤러리에서는 48회의 전시회를 열었다.

황간고을 풍경 사진전 오픈식을 겸한 1회 황간역 음악회는 이후 매달 한번 이상 꾸준히 열리면서 작은 시골역에서 열리는 이색 공연으로 전국적인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특히 현재까지 60회를 진행하는 동안 연인원 1000명이 넘는 출연자가 순수 재능기부로 황간역 음악회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것 자체로도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맞이방 일부를 전시공간으로 리모델링한 황간역 갤러리에서 매달 열리는 전시회는 벌써 내년말까지 월별 전시 예약이 마감됐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황간역 가까운 거리에는 월류봉, 반야사, 백화산, 노근리평화공원 등 관광 명소도 많다.

이와 연계해 마련된 관광 여행 프로그램이 황간마실 여행이다. 황간역과 황간마실 여행이 SNS 등 각종 매체를 통해 널리 알려지면서 기차를 이용해 황간 지역을 찾는 여행객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기차를 이용한 여행객들은 주로 도보나 30대의 노랑자전거를 이용해 지역 답사여행을 한다. 이들은 주민들이 준비한 향토 음식으로 식사를 하고 지역농산물과 특산물을 구입하고 있다. 황간역이 활성화되면서 지역경제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황간역의 각종 문화 활동과 황간마실 여행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주민들이 설립한 ‘황간마실협동조합’은 황간역 2층 공간을 코레일로부터 임대받아 황간마실 카페를 차렸다. 이곳은 지역주민과 철도 이용객을 위한 문화사랑방이자 황간마실여행센터, 각종 음악회와 세미나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바로 이 자리서 지난 13일 황간역 113주년을 축하하는 60회 황간역 음악회가 열렸다. 이날 음악회에는 황간의 주부 합창단, 플루트연주팀, 색소폰동호회 등 지역 주민들과 철도직원 색소폰연주가인 전승찬 씨, 시인 최정란 씨 등이 참여해 황간역 113주년을 자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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