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기 천안지역담당 부장

(최재기 천안지역담당 부장) 충남·북 ‘사랑의 온도탑’이 꽁꽁 얼어붙었다.

사랑의 온도탑은 목표 금액의 1%에 해당하는 성금이 모일 때마다 수은주가 1도씩 올라간다.

15일 현재 충남지역 사랑의 온도는 88.7도다. 충북은 더욱 냉랭하다. 72.7도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충남모금회는 167억원, 충북모금회는 66억원의 목표액을 세웠지만 충남은 148억원(88.7도), 충북은 48억원(72.7도)이 모금됐다. 이는 전국 평균 온도 90.3도에 크게 밑도는 수치다.

이처럼 전국 사랑의 온도가 낮은 것은 국정농단과 '어금니 아빠’ 이영학 사건, 복지단체 직원들의 성금 유용사건 등이 터지면서 기부금에 대한 불신이 사회적으로 확산됐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기부 공포를 뜻하는 포비아(phobia)를 합성한 ‘기부 포비아’라는 신조어까지 생겼을까.

이런 기부 한파 속에서 천안의 대표 먹을거리 명소인 ‘병천순대거리’ 식당들이 매월 정액 기부를 약정해 화제가 되고 있다.

충남모금회는 지난 13일 천안시 병천순대거리에서 ‘충남 착한 거리 1호’ 지정 선포식을 가졌다.

착한 거리는 중소자영업자들이 매월 일정금액을 기부하는 가게가 밀집한 곳을 말한다.

병천순대거리에 있는 순대 국밥집과 중화요리 가게 등 18개 업소는 매월 3만원 이상 기부하기로 약정했다.

우리 주변에는 여전히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이웃들이 많다.

병천순대거리를 시작으로 기부한파를 녹이는 ‘착한 거리’ 신청 업소가 봇물을 이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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