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지도부 파상공세…자체 진상조사 시작
충북도의회 야당 임시회서 도지사 책임론 예고

(동양일보 지영수 기자)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가 6.13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 쟁점화 되는 분위기다.

야당인 자유한국당이 제천 화재 사고의 진실규명을 위한 진상조사단을 꾸려 활동에 들어가는 등 정부와 여당, 청와대를 향한 공세를 늦추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당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황영철 의원을 단장으로 하는 자체 진상조사단까지 구성해 활동을 시작했다.

이들은 지난 15일 첫 회의를 열어 향후 일정에 대해 논의를 가졌으며 우선 17, 18일 이틀 동안 유족을 면담하고 화재 현장을 방문할 계획이다.

조사단은 소방청 합동조사단의 조사결과 발표와 현장 소방 지휘관들에 대한 징계는 꼬리자르기에 불과하다며 쉽게 넘어가지 않을 태세다.

한국당은 앞서 지난 12일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여당에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한국당은 진상조사단의 1차적 조사를 시작으로 국회 차원의 제천 참사 국정조사를 요청하고 있다”며 “더불어민주당은 국정조사에 소극적인데 국회 차원에서 합의를 통해 이번 참사에 대한 국정조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입장을 전환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재옥 원내수석부대표는 “유가족이 세월호와 달라진 것이 무엇이냐며 울부짖고 있다”며 “이번 참사와 관련해 우리 당은 국민이 납득할 수준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책이 나올 때까지 당력을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한국당이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의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방문 논란에서 발을 빼려고 제천 화재 참사로 물타기를 시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제천화재 참사 발생 2주 뒤인 지난 4일 뜬금없이 갑작스럽게 정부 책임론을 제기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김 원내대표 등 원내지도부는 이날 지난달 21일 화재로 29명이 사망한 제천현장을 방문해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대통령 사과와 김부겸 행정안전부장관 사퇴를 주장했다.

김 원내대표는 “유족들의 아픔은 끝을 모르는데 정부, 여당은 어영부영 참사를 망각한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문 대통령을 향해 “세월호 참사에 단식투쟁까지 불사하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한국당은 이명박 전 대통령 시절 이면계약이 부각되는 등 자승자박이 될 조짐이 뚜렷해지자 물 타기를 시도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슈를 다변화해 UAE 방문 관련 논란을 희석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충북도의회 361회 임시회도 제천 화재 참사와 관련한 사항이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도의회는 17일부터 31일까지 361회 임시회 일정에 들어간다. 한국당 소속 임순묵(충주3)·윤홍창(제천1)의원은 제천 화재 참사 관련, 5분 자유발언과 대집행부질문 등을 할 계획이다.

임 의원은 도지사의 역할과 책임에 대해 따지고, 윤 의원은 화재 진압의 문제점에 대해 질의할 예정이다. 민주당 소속 장선배(청주3) 의원은 충북도 정책에 대해 대집행부질문을 한다.

애초 이번 임시회는 지방선거를 앞둔 만큼 올해 주요 업무를 보고 받는 일상적인 회기가 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제천 화재 참사가 발생하면서 그 책임론을 두고 여·야간 격돌이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국당의 정치 쟁점화로 제천 참사와 관련한 안전 문제 등은 6.13지방선거에서 주요 이슈로 작용, 3선을 노리는 민주당 이시종 충북지사와 같은 당 이근규 제천시장의 선거 행보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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