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균 <충북도교육청 사무관>

A씨는 아이 때문에 아파도 아플 수 없고 쉬고 싶어도 쉴 수 없다.

출근길에 아이가 엄마랑 놀고 싶다며 “엄마 사무실 가지 마!”라고 말하는 순간 일하는 엄마라면 누구나 억장이 무너지기 마련이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사표를 낼까? 휴직을 할까?”라는 고민이 시작되면서 실천(?)을 하게 될 수 도 있다. 그런데 가까운 곳에 업무처리를 할 수 있는 사무실이 있다면 어떨까.

다행히 충북교육청에는 직접 사무실까지 가지 않아도 업무처리를 할 수 있는 스마트워크센터가 있다. 스마트워크센터는 충북교육청 소속 직원이면 누구나 온라인으로 예약을 하고 이용할 수 있다. 예약일자에 워크센터로 와서 카드기에 공무원증을 가져다 대고 출근을 증명한 다음에는 자기 사무실처럼 일할 수 있다. 게다가 아래층에는 저렴한 가격으로 점심식사까지 해결할 수 있어 맞벌이 공무원이나 원거리로 출퇴근 하는 공무원들에게 고마움을 사고 있다.

충북교육청은 2014년 7월 전국 교육행정기관 중에서는 최초로 스마트워크센터를 개원했다. 스마트워크센터 설립 기획을 입안한 것이 필자다.(이미 예상했겠지만) 그 때문에 필자는 스마트워크센터가 화제가 될 때마다 자랑하고 싶은 마음을 넘어 뿌듯한 보람을 느낀다.

스마트워크센터를 이용하는 직원들의 사연은 다양하다. 어린 딸이 독감에 걸리고, 자신은 급한 업무로 충주까지 출근을 안 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졌는데 워크센터를 이용해 아이 진료와 업무를 모두 처리했다는 이야기는 워크센터의 현실적 효율성을 실증해 주는 대표적 사례다.

이뿐만이 아니다. 청주에 사는 어떤 직원은 교통사고로 오른 발을 한 달 넘게 깁스를 해야 했다. 도저히 불편한 발로 운전을 할 수 없었는데 이 직원이 근무하는 지역은 대중교통도 드물어 출근이 쉽지 않았다. 게다가 매일같이 쏟아지는 업무로 장기간 병가를 쓸 수도 없어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 이 직원 역시 스마트워크센터를 이용해 병가를 실시하지 않고 골절 치료는 물론 업무도 차질 없게 잘 마무리를 지었다고 했다.

이외에도 두 아이의 인성을 위해 청주에서 제천까지 하루 왕복 4시간 출·퇴근을 불사하는 엄마공무원이 일 있을 때 사용하는 스마트워크센터는 자신의 친정이라는 이야기까지… 스마트워크센터 사용과 관련된 이야기는 실로 다양하다.

육아와 일을 병행하는 워킹 맘들의 업무 공유와 소통의 장이 더 활성화되도록 스마트워크센터를 확대해 달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가장으로서 약속을 지키게 해준 스마트워크센터가 있어 감사했다는 이야기도 많이 듣는다.

이 같은 사연들이 증명하듯 스마트워크센터 이용자는 매년 늘고 있다. 실제로 2017년 스마트워크센터 이용인원은 전년 대비 10.8% 증가한 2844명이다. 이용좌석이 23석에 불과하고 평일에만 사용한 인원이 이 정도라는 것을 감안하면 생각보다 많은 숫자인 것이다. 임산부와 영유아 자녀 보육직원에게는 우선 사용권이 부여된다.

아이를 돌보는 시스템은 있어도 워킹 맘과 아이 모두 돌보는 시스템은 아직 없다.‘가족과 저녁이 있는 삶’은 무슨 엄청난 것이 아니다. 자유시간이 많아지고 편리하게 일 할 수 있을 때 삶의 질은 높아진다. 이런 행복이 모이고 모여 사회를 행복하게 하는 것이다 .

국가와 사회는 위대한 워킹 맘과 워킹 대디를 위한 시스템을 마련하고 필요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스마트워크센터 같은 시설을 앞으로 더 늘리고 확대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추진해 가야한다. 일하는 국민 누구에게나 ‘가족과 저녁이 있는 삶’이 찾아가기를 기대해 본다. 스마트워크센터야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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