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독감이 기승하나

독감예방접종을 했는데도 A·B형 독감이 동시에 발병하면서 예년에 비해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

- A·B형 동시 발병·WHO 부정확 원인
- 무료접종은 '얌가타'형 예방 안돼
- 12월 유행주의보 이후 9배 늘어나
- "2월~3월까지 위험…백신 접종해야"


(충청의약뉴스=하은숙 기자) 독감환자가 급격히 늘고 있다.
이미 지난 해 12월 1일 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가 발령돼 대응에 들어갔지만 기세는 꺾일 줄 모른다. 독감 증상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수는 외래환자 1000명당 72명을 넘었다.
보건당국이 독감 유행주의보를 발령했을 때보다 환자 수가 무려 9배 넘게 늘어난 것이다.
증상이 심해 입원하는 사람도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많다.
독감인플루엔자 접종을 했는데도 예년에 비해 독감환자가 많이 늘어난 이유는 무엇일까
A형과 B형 독감이 동시에 발병하는 이례적 현상때문인 것으로 의료계는 진단했다.
더욱이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매년 겨울에 유행할 바이러스 예측이 빗나간 것도 요인으로 작용했다.
특히 유·소아 및 노인 대상으로 무료로 이뤄지는 3가백신은 B형 독감인 ‘야마가타’형을 예방할 수 없기 때문이다.
독감환자의 급속한 증가는 독감 치료제인 타미플루 수급에도 비상이다.

● 독감 환자 증가
 독감은 매년 겨울에서 봄사이에 발생하는 것으로 독감환자의 증감에는 여러 요인이 있지만 기후, 유행 인플루엔자와 백신접종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인플루엔자 의사환자 수는 지난 해 11월 이후 계속 증가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해 48주 차(11월 26∼12월 2일)에 외래환자 1000명 당 11.5명이었던 인플루엔자 의사환자 수가 그 다음 주인 49주 차엔 19.0명, 50주차엔 30.7명으로 급증했다. 51주차엔 53.6명 등으로 매주 50% 이상 환자 발생수가 크게 늘고 있다. 가장 최근 집계인 52주차엔 외래환자 1000명당 71.8명에 달했다.
급성 호흡기 감염증 표본 감시 결과 입원 환자도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입원 환자는 51주(1만명당 11.26명), 52주(1만명당 14.53명)으로 전주에 비해  23.7% 증가했고, AㆍB형 동시 유행 현상도 계속됐다. 독감 실험실 감시 결과 검체 중 B형 바이러스는 54.6%(409건), A형 바이러스는 45.4%(340건)였다.

 ●독감인플루엔자 유형
 독감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크게 A형과 B형으로 나뉘는데, 흔히 ‘H5N1’처럼 H와 N으로 구분하는 바이러스가 A형이다. B형은 '야마가타' 형과 '빅토리아' 형 두 가지로 나누어 구분한다. WHO는 매해 3월(북반구 기준) 그 해 말 겨울에 유행할 바이러스를 예측해 발표하며, 이를 바탕으로 A형 가운데 유행 조짐을 보이는 바이러스 2종, B형 2종을 선정해 발표한다. 이 중 A형 2종과 B형 1종을 예방할 목적으로 만든 것은 3가, B형 항체 하나를 더 섞어 4종류를 모두 예방할 수 있으면 4가 백신이라고 부른다.
보통 12~1월엔 A형 인플루엔자가 유행하고 2~3월경엔 B형 인플루엔자가 유행해 왔다. 하지만 이번 겨울에는 두 종류의 인플루엔자가 동시에 유행하고 있고, 장기화 될 가능성도 배재하기 어렵다. 2017년 52주차에 검출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검체 187건 중 A형은 81건(43.3%), B형은 106건(56.7%)으로 B형이 조금 높게 발생했다.
12월 1일 이후 현재까지 발견된 총 29건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B형 ‘야마가타’ 형이 10건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했다. 국내에 보급돼 있는 3가 백신은 WHO 예측에 따라 대부분 ‘빅토리아’ 형을 예방할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교차예방 효능이 있어 ‘빅토리아’ 형에 대해서도 약 30% 정도의 예방효과가 있지만, ‘야마가타’ 형을 올바르게 대응할 수 있는 4가에 비해서는 효과가 떨어진다.
4가 백신은 3가보다 1~2만원 정도 가격이 비싸고, 유·소아 및 노인 대상으로 이뤄지는 무료백신은 3가백신인 것이다. 3가 접종 시 대부분 큰 문제없이 예방이 가능하지만 B형이 대대적으로 유행할 경우는 4가 백신이 예방에는 유리하다.

●독감 확산 원인
 예방접종을 맞고도 독감에 걸리는 경우가 잦자, 예방접종 효과에 대한 불신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보건당국에서 예방하기 위해 접종을 권고한 3가백신엔 현재 유행하고 있는 B형 ‘야마가타’ 바이러스가 없어서다. 심지어 현재 B형 독감은 A형 독감의 두 가지 바이러스(H1N1,H3N2)를 합친 결과보다 더 많이 발생하고 있어 예방접종 무용론 등의 불신섞인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청주 흥덕구에 사는 A씨는 “11월에 3가 예방접종을 받았기에 감기(독감)에 걸릴 줄은 몰랐는데 전신에 근육통이 심한 독감에 걸렸다”고 예방접종에 불신을 드러냈다.
두 딸을 둔 30대 여성은 ”지난해 10월 온 가족이 독감 예방접종을 했으나 지난 2주 동안 첫째에 이어 둘째까지 B형 독감에 걸려 힘든 시간을 보냈다“며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이는 국내에서 유행하고 있는 B형 바이러스가 WHO의 예상을 빗나갔고 지난 해 12월 1일 이후 현재까지 발견된 총 29건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분석한 결과, B형 ‘야마가타’형이 10건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했다. 국내에 보급돼 있는 3가 백신은 대부분 ‘빅토리아’ 형을 예방할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교차예방 효능이 있어 ‘빅토리아’ 형에 대해서도 약 30% 정도의 예방효과가 있지만, ‘야마가타’ 형을 올바르게 대응할 수 있는 4가에 비해서는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질본에 따르면 2017년 9월부터 12월까지 검출된 독감 바이러스 유전자 558건을 분석한 결과, A형이 45.9%(H1N1 6,8%, H3N2 39,1%), B형이 54.1%로 나타났다.
우선접종 권장대상자에게 제공한 무료 예방접종이 3가백신인 A형이지만 A형과 함께 유행하고 있는 ‘야마가타’계열 B형 독감이 예상과 다르게 유행하는 점도 독감환자 증가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허중연 충북대병원감염내과 교수는 “그동안도 WHO의 예측 적중률이 높지 않았지만 올해는 A·B형이 동시에 발생함으로 4가백신을 맞은 사람이 적고, 3가 접종으로는 예방이 되지 않은 점과 교차 감염 등으로 독감환자가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 백신 지금이라도 맞을까
 독감예방 주사를 맞으면 면역(항체)이 생기는데 약 2주가 걸린다. 만약 그 사이에 바이러스에 노출되면 예방주사를 맞은 것과 관계없이 독감에 걸릴 수 있다.
하지만 독감이 보통 3월초까지도 B형이 계속 발생한 점을 고려할 때 유행이 시작될 때 맞는 것보다는 단점도 있지만 예방접종할 필요성이 높아졌다.
허 교수는 “유행하는 시기가 다른 독감 바이러스가 함께 퍼지고 있는 만큼 독감이 나았다가 또 걸릴 수도 있어 무엇보다도 예방 접종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며 “독감 발생이 보통 2월-3초까지도 가능성이 있어 지금이라도 4가 예방접종을 맞는 편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허 교수는 “독감을 예방을 위해서 예방접종은 물론 손 씻기와 ‘기침예절’ 지키기 등 개인위생 실천을 철저히 할 것과 독감에 감염됐을 경우 집단 내 전파를 예방하기 위해 대중이 모이는 곳은 삼가해 줄 것”을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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