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철수 취재부 부장

(동양일보 경철수 기자)일찌감치 오는 6.13지방선거의 더불어민주당 청주시장 후보 출마를 선언하고 나홀로 정책공약레이스를 펼치고 있는 이광희 충북도의회 의원에 대한 질시의 시선이 쏟아지고 있다.

우선 국민의당 충북도당이 지난 17일 논평을 통해 충북도의회가 17~31일 361회 임시회를 열고 각종현안을 다루고 있는데 이 의원은 직무에 충실하든지, 도의원직을 내놓고 선거운동을 하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청주시청 기자실에서도 그가 언론 홍보예산을 삭감하고 지역 언론을 비판한 전례를 꼬집으며 ‘참으로 나쁜 사람’이란 목소리를 내는 이도 있다.

하지만 기자는 생각이 조금 다르다. 이 의원은 ‘월간 윤종신은 아니더라도 주간 이광희는 되겠다’며 돈 안 드는 선거를 공언했던 사람이다. 윤종신은 가수 겸 작곡가로 방송활동을 왕성히 하면서도 매월 한 차례씩 자신이 작곡한 곡을 내 놓는 ‘싱어송라이터’이다. 이를 본보기로 이 의원은 일주일에 한 번씩 청주시 발전을 위한 시민공약을 발표하며 유권자의 선택을 받으려 하고 있다. 이는 사전 준비가 철저하게 돼 있지 않으면 정적에게 빌미를 주는 꼬투리가 될 수도 있는 위험천만한 일이다.

카드놀이에 ‘포커페이스(poker face)’란 말이 있다. 자신이 가진 카드의 좋고 나쁨을 상대편이 눈치 채지 못하도록 표정을 바꾸지 않는 데서 비롯된 말이다. 인지도를 올릴 대로 올린 현직들은 더 이상 얼굴 알리기에 헛심을 뺄 필요가 없기 때문에 공직선거일 3개월 전까지 자리를 지키며 별다른 정책공약도 하지 않는다.

굳이 일찍 선거 레이스에 합류해 빌미를 제공하지 않기 위한 것도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일찌감치 청주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이 의원은 포커페이스를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다. 민주당 청주시장 후보로 선택을 받는 예선전도 어렵지만 본선에 들어가기 전부터 자신의 ‘포커페이스’를 드러내 빌미를 제공할 수 있음에도 공론을 들어보고자 정책공약 레이스를 멈추지 않고 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유행어를 만든 베스트셀러가 있다. 우리 사회가 잘하는 것은 칭찬하고 잘못된 것은 건전하게 비판하는 사회가 됐으면 한다. 이 의원의 정책공약 레이스에 자칫 매몰될까봐 ‘러닝메이트’가 되기를 거부한다면 스스로 ‘페이스메이커’가 되기 위한 ‘보다 나은 정책공약’으로 정면승부를 하는 멋진 지역정가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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