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장승주, 박장미 기자) 29명의 목숨을 앗아간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 발생 한 달이 지났지만 참사가 남기고간 후유증은 아직 그대로다. 화재소식만 들리면 시민들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놀란 가슴을 쓸어내린다.

21일 오전 3시 39분께 충북 제천시 남천동의 한 주택에서 불이 나 소방관들이 진화작업을 펼치고 있다. 이 불로 홀로 지내던 70대 노인이 숨졌다.

지난 19일 오후 5시 2분께 제천소방서로 긴급출동 지령이 떨어졌다. 불이 난 곳은 제천의 한 고등학교 과학실. 이미 제천 참사를 겪은 소방서는 대형 화재로 번질 가능성을 우려해 소방인력 19명과 9대의 화재 진압 차를 현장에 급파했다.

선착대는 4분 만에 학교 주변에 도착했지만 골목길 양옆은 주차된 차들로 빽빽하게 채워져 있어 대형 소방차량들은 진입부터 애를 먹었다. 심지어 통행하던 승용차가 소방차를 가로막고 운전자가 항의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가까스로 현장에 도착한 소방관들을 맞이한 것은 굳게 잠긴 정문이었다. 중무장한 소방대원들은 굳게 잠긴 교문에서 화재 현장까지 100m가량을 전력 질주해야 했다.

학교 관계자는 “정문은 평상시에도 문을 닫아놓는다”며 “후문은 개방한 상태였다”고 말했다.

다행히 학교 측에서 4분만에 소화기를 이용, 자체 진화를 해 불은 크게 번지지 않고 꺼졌지만 소방관들은 스포츠센터에 이은 또 다른 대형 참사가 빚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어서 가슴을 졸여야 했다.

소방서 관계자는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학교 측에서 진화를 완료한 상태였다"며 "정문이 잠겨 있어 소방차 진입이 안 돼 소방대원들이 화재 현장까지 뛰어가야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날 화재는 과학실에 쌓아둔 신문지에서 불이 난 것으로 추정된다. 소방관들은 혹시라도 모를 상황에 대비, 화재 장소를 진입해 확인 작업을 진행했다.

이외에도 1월 셋째 주말 충청지역에서는 춥고 건조한 날씨 속 화재가 잇따르며 시민들의 가슴을 ‘철렁’ 내려앉게 했다. 21일 새벽 3시 39분께 제천시 남천동의 한 주택에서 불이 나 홀로 지내던 집주인 A(79)씨가 숨졌다. 지난 20일 오후 9시 29분께는 충남 홍성군 광천읍의 한 숙박업소에서 화재가 발생, 신원이 파악되지 않은 여성 1명이 목숨을 잃었다. 앞서 이날 오전 9시 52분께 대전시 동구의 한 아파트 15층에서도 불이 났다. 화재 당시 집 안에 있던 B(16)양이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옮겨졌고 B양의 언니 C(24)씨는 연기를 들이마셔 치료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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