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영섭 인성교육칼럼니스트

(반영섭 인성교육칼럼니스트) 2017년도 우리나라의 행복지수가 OECD 35개국 중 27위, 유엔이 조사한 순위는 156개국가중 56위로 나타났다. 이는 경제수준 세계 12위로 볼 때 우리의 기대치 보다 많이 저조한 실적이다. 지난 9일부터 사흘간 전국 20~50대 남녀 1073명에게 조선일보가 설문조사로 물어보니, 최근 한 달간 행복 지수를 묻는 질문에 '매일 불행하다'가 7.2%, '매일 행복하다'는 대답은 5.22%였다는 기사를 보았다. 왜 우리사회는 이렇게 자신은 불행하다고 느끼는 풍조가 점점 만연 할까? 지난 수요일은 검은 수요일이라 하여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으로 일확천금의 행복을 꿈꾸던 2030세대가 등록금과 전세금을 날려버린 이들이 수두룩하다고 한다. 돈을 행복이라 여기는 물질만능문화가 타인의 경제적 성공에 불행을 느끼는 건 아닐까? 심리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우리가 행복을 가져다준다고 믿는 돈, 명예, 권력, 사회적우월성 등은 결코 행복에 영향을 주지 못한다고 한다. 불교국가인 부탄은 GDP는 세계 166위에 불과하지만 국민 10명중 9명이 현재의 삶이 행복하다고 말하는 행복지수 1위의 국가이다. 서울대 사회학과 김석호 교수는 ‘행복은 개인적 감정인데 우리나라에선 사회·경제적 성공을 행복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강하며 이에 따라 남들보다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으면 불행하고, 남이 돈을 많이 벌면 내 불행에 가속도가 붙는 것이다.’라고 했다. 즉 행복에 매달리는 것은 곧 불행해지는 지름길이라는 것이다. 행복이란 무엇인가? 행복(幸福, happiness)은 욕구와 욕망이 충족되어 만족하거나 즐거움을 느끼는 상태, 불안감을 느끼지 않고 안심해 하거나 또는 희망을 그리는 상태에서의 좋은 감정으로 심리적인 상태 및 이성적 경지를 의미한다. 그 상태는 주관적일 수 있고 객관적으로 규정될 수 있다. 또한 행복은 철학적으로 대단히 복잡하고 엄밀하며 금욕적인 삶을 행복으로 보기도 한다. 무한경쟁시대, 상대적인 빈곤감과 박탈감으로 나를 잃어버린 사람들이 방황하고 있다. 내일의 행복을 찾기 위해 오늘의 모든 행복을 포기하는 삶은 지혜로운 삶이 아니다. 미국의 심리학자인 스티븐 헤이즈는 '행복(幸福)은 정상(正常)이 아니다.'라고 역설했다. 우리가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던 전제, 즉 행복한 것이 정상이라는 생각이 틀렸다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행복을 원하지만, 이것은 역설적으로 사람은 누구나 행복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할 뿐이라는 것이다. 사람들은 행복하지 않을 때 괴로워한다. 마치 자신이 누려야 할 것을 빼앗긴 것 마냥 슬퍼한다. 인간사 우여곡절을 생각하면 어쩌면 태어나지 않는 것이 가장 행복한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살아 있는 인간에게 행복이란 무엇일까. 인간은 모두 행복을 지향한다. 남들은 행복한데 자신은 행복하지 않다면 비관에 빠지게 될 것이다. 누구나 마치 행복이 당연한 것처럼 생각한다. 정말 행복한 것이 정상일까? 인생 뭐 별거 있냐고 생각하면 너무 슬프고, 아무런 의욕도 없는 것 아니냐 라고 할지 모른다. 그러나 이런 태도는 삶에 대해 단순히 절망만 하는 것이 아니다. 과거나 미래가 아닌 지금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어떤 사람들은 과거를 후회하며 살고, 어떤 사람들은 미래를 걱정하며 산다. 하지만 과거로 돌아가 살 수 없으며, 미래를 당겨 살 수도 없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현재 뿐이다. 허나 이 현재는 과거를 밑거름으로 싹튼 현재, 미래를 향해 자라나는 현재이어야 한다. 지금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인간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금이 네 가지가 있다고 한다. 황금은 영원히 변하지 않고, 소금은 맛을 내며 부패를 방지하며, 현금은 원하는 물질적 욕망을 취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이 제일 귀중한 순간이요, 금중에 제일 소중한 금이 지금이다. 행복하게 사는 법은 행복해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어서 세상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다. 美 심리학자 에밀리 스미스는 ‘행복을 자꾸 눈으로 보려고만 하고 결과론적 행복에 빠져들어서는 행복해질 수 없다. 자신이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의미를 부여하면서 정신적·육체적으로 건강해지는 것이 행복이다.’라고 말했다. 이제 탐욕으로 행복을 움켜쥐려고만 안달하던 마음을 비우고 남에게 나눌 줄도 알아야한다. 남의 행복에도 박수 쳐주며 나도 행복하다고 느낄 수 있어야 한다. 눈에 보이는 물질적인 것에만 행복의 의미를 부여하고 매달리면 바로 그것이 불행의 지름길이 되는 것이다. 매일 행복만 좇다보니 어느새 행복 강박에 시달리고 피로해진다. 남의 떡은 그만 바라보고 자기주도적 삶의 균형감을 갖는 게 중요하다. 진정한 행복은 오늘의 나의 정체성을 찾아 내가 왜 사는지 깨우칠 때 진정한 행복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생존의 법칙에 연연하고 부에 집착하여 허우적거리기 보다는 스스로 어떻게 해야 행복한지, 그 방법이 무엇인지 배우려는 마음, 그리고 그것들을 실천하려는 노력, 그것이 우리의 행복지수, 아니 나의 행복을 키워가는 것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이제는 손아귀 속 물질욕망의 찌꺼기를 버리고 가슴을 활짝 열어젖히고 참다운 행복의 씨앗으로 꽃을 피워 향기를 흩날리며 웃으며 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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