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명자 충주시 여성청소년과 아동친화드림팀장

(손명자 충주시 여성청소년과 아동친화드림팀장) 지난해 8월 충주시는 유니세프로부터 전국에서 열 번째, 충청권에서 최초로 아동친화도시 인증을 받았다.

아동친화도시는 18세 미만 모든 아동이 살기 좋은 도시로, 유엔아동권리 협약의 기본정신을 실천하는 지역사회를 말한다.

아동친화도시 인증은 지역사회가 아동을 보호의 대상을 넘어 권리주체 대상으로 인식을 전환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변화의 시작을 의미한다.

아프리카에는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속담이 있다.

아동의 올바른 성장을 위해서는 부모뿐만 아니라 주변사람 관심과 더불어 사랑과 배려의 사회 분위기가 그 만큼 절실하고 중요하다는 것을 뜻한다.

아동이 행복한 도시, 아이 키우기 좋고 살기 좋은 도시를 지향하는 충주시 아동친화드림팀장을 맡은 뒤 종종 “아동친화도시는 어떤 도시야”, “충주시가 아동친화도시로 인정받았다고 하는데 그래서 좋아진 게 무엇이야?”라는 질문을 자주 받곤 한다.

반면 “충주에 신나게 놀 수 있는 라바랜드가 생겨서 너무 좋아요”, “우리 청소년들의 생각도 시에서 들어주려고 해서 너무 기뻐요”라는 훈훈한 얘기도 많이 듣는다.

아동친화도시 충주의 가장 큰 변화는 권리 주체인 아이들이 스스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스마트폰과 인터넷게임에 빠져있는 아이들이 할머니랑 딱지치기를 하고, 엄마랑 땅따먹기 놀이를 즐기고 있다.

이를 통해 혼자만의 놀이에서 가족과 친구랑 하는 공동놀이를 통해 함께하는 즐거움을 깨닫고 있다.

형과 누나, 동생들과 함께 탐험활동을 하며 스스로 텐트 치고 먹거리를 해결하며 추억을 쌓고 자신감과 함께 가족의 소중함도 느낀다.

발표회장에서 본인의 순서가 끝났어도 자리를 뜨거나 옆의 친구랑 잡담하지 않고 다른 친구 공연을 보며 호응해 주는 모습을 지켜보노라면, 배려 문화가 싹을 틔우며 진정한 아동친화도시로 변모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얼마 전 지역 한 고등학생이 사무실을 방문했다.

민원인인 줄 알았지만, 확인해보니 드림스타트 대상인 학생이었다.

이번에 모 도립대 4년 전액 장학생으로 입학했다, 그동안 함께 해 준 드림스타트에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하러 왔다고 한다.

냇물이 모여 강을 이루듯 이런 작은 변화들이 모여 더 큰 변화를 만들게 된다.

그 변화의 힘이 커지면 지역사회가 바뀌고, 그 사회 속에 사는 우리 아동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자신의 삶을 살아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변화는 한 순간에 쉽게 바뀌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 서서히 스며들기에 인내심이 필요하다.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을 추진하며 현재 20대가 된 딸을 키울 때 느껴보지 못했던 많은 것들을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계기도 된다.

놀 공간이 없는 청소년을 위해 놀 공간을 조성하며 청소년들이 얼마나 찾아와 놀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하곤 했다.

그러나 지금은 아동의 입장에서 어떻게 꾸미는 것이 좋을 지를 숙고하게 된다.

아동들과 주제를 공유하고 함께 고민하며 해결하는 것이 정답일 것이다.

아동이 주체가 된 토론회, 아동권리교육, 포럼, 캠페인 등을 진행하고 아동과 시민, 전문가가 함께하는 협의체를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어린이·청소년의회, 청소년참여위원회 등 다양한 참여기구를 활성화할 것이다.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생활문화공간으로 어린이청소년도서관을 건립할 예정이다.

맞춤형 보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육아종합지원센터을 추진 중에 있고 동화관과 2단계 나무숲 놀이터 등 기반시설도 확충하게 된다.

아동친화도시 충주의 참모습은 충주시와 시민이 함께 일궈야 한다.

우리 아동들이 자신의 꿈을 찾아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지자체뿐만 아니라 시민 모두가 함께 응원하고 든든한 후원자가 되길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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