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상당구 주민들 “사과·사퇴” 촉구
김 의장 “기회가 돼 하나 덧 입혀 준 것”

▲ 청주시 상당구 일부 주민들이 30일 충북도청 브링실에서 자유한국당 조직위원장을 맡기 위해 지역구를 옮긴 김양희 충북도의회 의장을 비난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동양일보 지영수 기자) 6.13지방선거에서 청주시장 출마가 유력한 김양희(63) 충북도의회의장이 최근 자유한국당 조직위원장을 맡기 위해 지역구를 옮긴 것과 관련해 당 안팎으로 시끄럽다.

청주 상당구 금천동 주민들은 31일 김 의장이 한국당 흥덕구당원협의회 조직위원장을 맡은 것과 관련, 맹비난하고 나섰다.

이들은 이날 충북도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2014년 지방선거 때 청주 제2선거구(우암·중앙·성안·탑대성·금천·용담·명암·산성동)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됐다”며 “그것이 기반이 돼 도의회 의장이라는 중책을 맡았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지역주민이 도의원으로 선택한 주권자와 권리를 위임받은 김 의원은 도의원으로써 의무를 망각하고 다른 지역구인 흥덕구 조직위원장으로 본인이 응모 임명됐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는 지역구 주민의 권리와 주권을 훼손한 부도덕한 행위”라며 “주민에게 사과하고 흥덕 조직위원장과 도의원 직을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도의원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을 포함해 법률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을 주도한 심모 씨는 더불어민주당 당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구가 청주 상당구인 김 의장은 한국당 청주 흥덕구당협 지역위원장 공모에 지원, 지난 19일 조직위원장에 임명됐다.

김 의장은 김정복(59) 흥덕새마을금고 이사장과 이규석(51) 충북도당 사무처장 등 만만치 않은 ‘터줏대감’들을 물리치고 조직위원장을 맡았다.

충북도의회 사상 첫 여성 의장으로 화제를 모았던 김 의장은 도내 첫 여성 당협 조직위원장 타이틀까지 거머쥐었다. 한국당이 현직 도의원을 조직위원장으로 발탁한 것 또한 처음이다.

김 의장은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사무총장과 한국당 중앙여성위원회 부위원장, 한국당 전국여성지방의원협의회 공동대표로 활동하는 등 여성으로 드물게 정치력과 친화력, 리더십 등을 갖춘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김 의장이 6.13지방선거를 앞두고 조직위원장을 확보하면서 청주시장 후보 공천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는 얘기가 나돌았다.

김 의장으로서는 조직위원장을 맡은 선거구의 공조직을 활용, 다른 후보에 비해 용이하게 세 확장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당내에서는 ‘낙하산’ 논란이 일었다.

당시 김 의장이 도의원 지역구나 거주지·고향 등 연고가 없는 흥덕구 당협 조직위원장에 출사표를 던진 것을 두고 지방선거 공천을 노린 전략적 선택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충북도 복지여성국장과 한나라당 충북도당 여성위원장을 지내고 2010년 7월 새누리당 비례대표로 9대 충북도의회에 진출한 김 의장은 지난 지방선거에 청주8선거구(가경동·강서1동) 출마를 위해 오랫동안 준비해 오다 청주2선거구로 옮겨 출마해 당선됐다.

김 의장은 “정치인생의 대부분을 흥덕지역구에서 보냈고, 청원지역구에는 아무런 연고가 없어 흥덕지역구 공모에 도전 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사퇴하거나 말을 갈아 탄 것이 아니고 기회가 돼 당에서 하나를 덧 입혀준 것”이라며 “그동안 지역구를 위해 열심히 일 했고 임기 때까지 또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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