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조선 태실 중 최초로
“기록 보존 잘돼 자료가치 높아”

조선왕조 태실 중 최초로 충남 서산에 있는 명종대왕 태실과 비석이 보물로 지정된다.

조선 13대 임금인 명종의 태를 봉안한 태실과 비가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된다.

문화재청은 31일 충남 서산에 있는 ‘서산 명종대왕 태실과 비’를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조선왕조 태실 중에는 ‘성주 세종대왕자 태실’이 사적 444호로 지정돼 있지만 보물로 지정된 유적은 없다.

조선 왕실은 자손이 태어나면 태(胎)를 태항아리에 봉안하고 태실을 조성했다.

명종대왕 태실도 명종이 태어난 중종 33년(1598) 의례에 따라 건립됐다.

태를 넣은 석실과 ‘대군춘령아기씨태실비(大君椿齡阿只氏胎室碑)’ 1기가 먼저 세워졌고 명종이 즉위한 이듬해인 1546년 ‘주상전하태실비(主上殿下胎室碑)’가 1기가 만들어졌다. 이후 1711년 같은 이름의 비석 1기가 추가로 제작됐다.

태실은 팔각형 난간석으로 에워싸여 있다. 태실에 봉안됐던 태항아리는 1928년께 일제가 고양 서삼릉으로 옮겼으나, 1996년 국립문화재연구소 발굴조사를 통해 다시 수습됐고 지금은 국립고궁박물관에 보관돼 있다.

대군춘량아기씨태실비는 조선 전기에 건립된 태실표석의 전형적인 특징을 따라 제작됐다.

비석 받침 구멍인 ‘비좌’와 비문을 새긴 ‘비신’, 비신 위에 올리는 옥개석인 ‘이수’로 구성됐다.

주상전하태실비 두 점도 구성은 유사하다. 비좌와 비신, 이수를 갖추고 있고 대리석과 거북이 용 모양의 돌이 있어 위엄이 느껴진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조선왕실 태실은 대부분 본래 자리에 없거나 변형됐다”며 “서산 명종대왕 태실과 비는 조선왕조실록 등에 기록이 잘 남아 있고, 유물은 물로 주변 지형도 비교적 잘 보존돼 있어서 한국미술사의 태실 연구자료로서 가치가 높다”고 설명했다.

문화재청은 30일간의 예고 기간에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보물 지정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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