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캥거루·에뮤 도안에
멕시코는 뱀 잡은 황금독수리

캥거루와 에뮤가 그려진 호주 화폐.
뱀을 움켜잡은 황금독수리의 멕시코 화폐.

 

구본경 작가

국장(國章)을 화폐 도안으로 사용하는 나라들이 많다.

국장은 나라를 상징하는 공식적인 표장을 말한다. 국가의 중요 공문서나 국가에서 관리하는 시설물 등에 주로 사용되며 국가 행사나 중요한 의식에도 등장한다. 이렇듯 국장은 한 국가의 상징성을 가장 간결하면서도 심도 있게 표현한 것이다.

국장은 영어로 Coat Arms라고 하는데 중세시대 전쟁터에서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방패나 무기 같은 곳에 그려놓았던 도안에서 유래했다.

그 이후에는 가문을 중심으로 문장이 생겼고 많은 국가들이 이런 양식을 그대로 받아드려 지금은 거의 모든 나라들이 국장을 쓴다.

국장 중에 가장 눈길을 끄는 국장은 개인적으로 호주 국장과 멕시코 국장이라고 생각한다. 호주 국장엔 호주에 사는 대표 토종 동물인 캥거루와 에뮤가 들어가 있다. 원래는 코알라까지 포함해서 국장을 만들려 했으나 평소 잠이 많은 동물이라 게으른 이미지를 준다고 해 제외됐다.

캥거루와 에뮤는 천적을 만나도 뒷걸음치지 못한다는 특징이 있다. 이 특징이 호주의 발전과 미래 이미지와 잘 부합된다고 여겨져 국장에 올랐다.

국장 가운데 그려진 방패 안에는 호주를 구성하는 6개 주가 들어가 있고 방패 위쪽에는 노란색과 파란색으로 구성된 띠가 그려져 있다. 띠 위에는 칠각별이 그려져 있는데 이는 연방의 별로 불린다.

멕시코 국장도 호주 국장 못지않게 특이하고 재미있다. 날카로운 발톱을 세워 뱀을 움켜 잡은 채 선인장 위에 늠름히 서있는 멋진 황금 독수리를 볼 수 있다. 이는 선인장이 있는 호숫가에 도읍을 세워 번성하라는 아스텍의 테노치티틀란 전설에서 유래됐다.

멕시코 화폐에는 국장과는 별도로 선인장과 독수리만 도안한 경우도 있다. 국장 왼쪽엔 참나무 가지가 그려져 있고 오른쪽에는 월계수 가지가 새겨져 있다. 국장 맨 아래 쪽에는 멕시코 국기를 상징하는 초록, 흰색, 빨강색 리본이 참나무 가지와 월계수 가지를 묶고 있다. 국장은 이렇듯 국가 이미지를 알리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