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규 청주영상위원회 팀장

 오래된 영화 ‘만추’를 보면 청주진입로 가로수길이 나온다. 최근 방영된 드라마 ‘수상한 파트너’는 중앙시장상가아파트에서 촬영했고, 지난해 9월 종영한 ‘크리미널 마인드’는 성안길, 청주대교, 상당공원, 상당경찰서, 청주한국병원 등이 나오며, 드라마 ‘파수꾼’에는 율량동 신흥고 뒷길이 나온다. 얼마 전에 상영된 ‘베테랑’에는 성안길이, 영화 ‘프리즌’, 영화 ‘불한당’에는 제조창과 동부창고도 보인다.

드라마 ‘왕은 사랑한다’는 옛 제조창에 세트를 만들어 촬영했고 현재 방송되는 드라마 ‘나쁜녀석들 : 악의도시’는 최근 청주 촬영분량을 대폭 늘려 상당경찰서, 흥덕경찰서, 한국병원, 효성병원 등과 청주문화산업단지에서 촬영하고 있다. 아마도 이번 주말 최종회에 청주장면이 상당히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청주시민들이 의식하지 못하는 동안 청주 곳곳에서 영화와 드라마 촬영이 진행돼 오고 있다. 1월 중에도 수차례 도로통제 협조를 통해 ‘이웃사촌’이라는 영화를 촬영했고, 제조창에서는 영화 ‘레전드’의 세트촬영도 있었다. 일단 언급한 것들은 극히 일부이며, 2017년에만 드라마 12편, 영화 10여편이 청주에서 촬영됐다.
영화제작자나 감독들은 청주가 서울과 가깝고, 그리고 도시 안에 근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면을 연출할 수 있는 장소가 많고 현대적인 공간도 촬영하기 좋은 곳이 많으며, 통합으로 인한 공간 확장의 시너지로 인해 환경이 다양해져 영화를 만드는 입장에서는 아주 좋다는 것이다.

청주를 배경으로 한 영화 제작 열풍에는 그동안 청주대 연극영화과 출신들이 영화 제작사나 감독으로 진출해 있었던 덕분이기도 하며, 청주영상산업발전을 위해 노력해 오신 분들도 상당수 있기 때문이다. 먼저 이런 분들께 먼저 감사를 드린다.

그동안 공식적, 비공식적 루트로 다양하게 청주라는 장소성만 빌려 진행되던 일은 2017년 5월 청주영상위원회가 발족하면서 제작과정과 일정을 공유하고 체계적인 지원시스템을 구축 중에 있으며, 여기에는 지역 30여개 기관, 단체, 그리고 기업들이 함께해주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해운대’, ‘국제시장’, ‘차이나타운’, ‘밀양’, ‘부산행’, ‘경주’, ‘곡성’ 등의 경우와 같이 지역명을 영화화하는 것은 그 지역을 알리는데 상당한 효과가 있다. 청주를 소재로 한 시나리오를 제작자나 감독들에게 추천해 제작으로 연결될 수 있다면 다양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우선 촬영장은 관광명소로 알려져 청주 방문객이 늘어날 것이고 자연적으로 지역경제에도 상당부분 동반상승할 것이다.

영화를 매개로 한 마케팅에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무엇일까. 청주시는 지난해 5월 ‘영상문화도시 청주’를 선포했다. 후속으로 청주영상위원회를 만들어 제작지원을 하고 있고, 가시적인 성과도 보인다. 다음 단계는 무엇일까? 전국에서 15번째로 늦게 출범한 영상위원회가 조기 궤도에 오르기 위한 방법으로 ‘영화제’보다 좋은 것이 있을까 싶다.

최근 제작된 우수한 영화들을 대상으로 시상을 하고 다수의 관에서 상영을 하며, 배우와 감독들이 청주를 방문해 둘러보게 하고 다양한 이벤트와 함께 영화제로 일정기간 전국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는 그런 영화제를 기대해 본다.

채 1년도 되지 않은 청주시의 ‘영상문화도시 선포’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표명으로, 또 청주의 재발견이라는 지속성 위에서, 청주시가 폐 공장 건물에서 비엔날레를 만들어냈듯이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고 새로운 쓰임을 만들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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