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주 중원대 교수

(이상주 중원대 교수) 새바람을 피워 재미 본 대물(大物)들. 어감상 제목만 보면 그 물건이 큰 남자가 여자들과 바람을 피워 재미를 본 내용을 기술한 것으로 오해할 수 있다. 새로운 기풍을 조성하거나 참신한 언어표현으로 세기적 변혁을 일으켜 역사 속에 빛나는 큰 인물이라는 뜻이다.

호기심을 유발시키기 위해 성적(性的) 상상력을 자극하는 표현을 썼다. 창의지수 기억지수 관심지수 감동지수 전달지수 실천지수를 높일 수 있다. 자신의 머리에 지식의 조건반사장치가 설치돼야 반사적으로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다. “삼경사서”라도 암기하면 위에 제시한 일을 거의 다 할 수 있다.

말과 글은 자신과 세상을 바꾼다. 신라의 ‘덕업일신 망라사방’, 서희의 ‘아시고려인(我是高麗人)’, 정약용의 ‘감작조선시(甘作朝鮮詩)’, 이문건의 ‘영비(靈碑)라 건드리면 재앙을 입는다’. 송시열의 ‘존화양이(尊華攘夷) 복수설치(復讐雪恥)’, 이하곤의 ‘산수는 미인이다’, 황현의 ‘난작인간식자인(難作人間識字人)’, 나철의 ‘인내천(人乃天)’등이 그렇다.

음력 정유년 후반기에 다화다한(多火多寒)했다. 세상사 새옹지마 전화위복이다. 좋은 일이 생기려면 늘 악재가 겹친다. 그 격랑을 잘 타고 항해해야한다. 빗방울은 망망대해에서 새롭게 소금물을 만난다. 2월 16일 설날부터 무술년이다.

해가 바뀌는 연말이면 상투적으로 다사다난했다고 한다. 필자가 못 들어서겠지만 연말이 돼서 무사무난했던 한해였다고 말한 사람은 이제껏 못 봤다. 1997년 금융대란(IMF)이후 호경기라고 말하는 사람도 없다. 말이 씨가 된다. 입살이 보살이다. 신유년이 가고 대망의 무술년이 밝아온다. 오! 무술년에도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이 더욱 무사무난하게 창신적인 인생을 누리길 기원한다. 아! 우리 위대한 대한민국이 전세계적으로 영속적인 선진문화대국이 되어 다호다락(多好多樂)하길 축도한다.

무술년 새해에도 새로운 생각으로 새바람을 일으킨 인물들을 본받아 성공하자. 2016년부터 제기된 4차산업혁명시대를 대비하여 창의융합교육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인간은 선진의 인생을 살기 위해 그 시대 최선 최고의 창의력을 발휘한다. 성공한 대물들은 모두 온고지신했다. 창의력의 근본이론은 온고지신이다. 오늘은 역사 속에 온고지신하여 창의력을 발휘한 인물들의 살펴보고자 한다.

첫째, “논어” ‘위정’에 “온고지신”이 나온다. 정치도 그렇게 해야한다. 지행합일이 중요하다. 그 원조는 “주역”의 창왕찰래(彰往察來)다. 즉 ‘지나간 것을 밝혀보면 미래를 관찰할 능력이 생긴다.’ 주자는 “중용”에서 ‘계왕개래(繼往開來)’라고 했다. “열자(列子)” ‘설부(說符)’의 관왕지래(觀往知來)를, 대통령 문재인이 2018년 신년화두로 사용했다. 명나라 때 ‘법고창신(法故創新)’은 공주시장 오시덕이 2018년 화두로 삼았다. 진천군수 송기섭이 2018년 화두로 응변창신(應變創新), 수년 전 필자는 ‘사고성신(師故成新)’이라 했다. 같은 내용의 다른 표현이다. 여기서도 견문이 많아야 응용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암기하면 반사적으로 창용(創用)할 수 있다.

둘째, 문학에 창용한 최근의 사례를 들어보자. 승려 법륜의 “인생수업”의 부제 ‘잘 물든 단풍은 봄꽃보다 아름답다’. 교수 유병례의 ‘서리 맞은 단풍잎 봄꽃보다 붉어라.’ 아름다운 표현이라고 찬탄한다. 중국 두목의 ‘산행’의 ‘상엽홍어이월화(霜葉紅於二月花)’의 환골(換骨)이다. 즉 표현을 바꿔 내용을 모방했다. 황금은 영원한 황금이다.

셋째, “시경”에 ‘주수구방 기명유신’이 있다. 즉 ‘주나라는 비록 오래된 나라이지만 국가적 사명을 오직 새롭다’ 일본이 ‘명치유신’ 박정희가 10월유신으로 응용했다.

넷째, 최약소국 신라가 삼국을 통일한 것은 ‘오륜’의 내용을 ‘화랑오계’로 온고지신했기 때문이다.

다섯째, 중국의 ‘존주대의(尊周大義)’를 조선시대에 ‘존화양이(尊華攘夷)’ 이항로는 ‘위정척사’ 정봉기(鄭鳳基1861~1915)는 ‘부정척사(扶正斥邪)’로 썼다.

2018년 무술년, 새바람을 피워 재미 본 대물들처럼 우리도 새로운 바람을 일으켜 세기적 대역사를 창신하여 대대로 명성을 떨치는 큰 인물이 돼보자.

‘남이 장에 갈 때 씨오쟁이라도 메고 가자.’ 다음은 요즘 나도는 남녀상열가(男女相悅歌)의 가사다. ‘처음에는 아프지만 하다보면 기분 좋아 꽉 차는 느낌 안 해보면 모르지’ 아픔만큼 성숙한다고 한다. 대물은 통진감래(痛盡甘來)와 온고지신으로 완성된다. “신(新)이 없으면 신(神)을 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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