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재찬 <(사)사람과경제 상임이사>

하재찬 <(사)사람과경제 상임이사>

수화통역을 한 계기로 장애인이라 칭해지는 다른 능력을 가진 이들-Differently abled person-(이하, 다능인)과 행복한 인연을 많이 맺었다.
장애인복지관에서, 푸른자리와 파란하늘이란 관련 소모임에서, 충북대 장애지원센터에서…. 그렇게 인연을 맺은 친구들은 성인이 돼 사회참여를….
어려웠다. 그 친구들이 직업인으로 사회에 참여하는 것이 어려웠다.
마치 휠체어를 탄 다능인이 온 힘을 다해 경사로를 오르면 조금 있다가 제자리로 돌아오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이었다.
동등하게 경쟁하는 것 같지만 다능인을 비롯한 소외되고 가난한 이들에게는 ‘기울어진 경기장’이었다.
공사(公社)에 취업했다가 여러 사정으로 돌아온 휠체어를 신발 삼아 산책하는 청년과 창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 다능인 청년과 그의 친구 그리고 나, 3명이 모였다. 이런저런 공부를 시작했다. 그러다가 사회적기업, 사회적경제를 알게 되었다. 마침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소셜 벤처 대회가 있었다. 준비하던 것을 정리하여 참여했다. 혁신상을 받았다.
공부와 창업을 하며 자본과 경쟁 중심의 우리 사회를 확인하고 재인식하게 되었다.
3포 세대를 넘어 N포 세대라는 신조어를 보면서 이것을 지켜본 대기업 취업이나 공무원이 되지 못하는 90% 이상의 청년들의 슬픈 현실 속에서도 확인하게 된다.
승자독식(勝者獨食), 각자도생(各自圖生) 왜 이런 사회가 되었을까? 옆 짝꿍이 벗이 아닌 적이 되었을까?
이러한 여러 기회와 자본주의시장경제 중심의 이 사회에 대한 많은 질문을 던지며 사회적경제 운동을 하고 있다.
자본과 경쟁 중심의 승자독식과 각자도생의 사회에서 통한 사람과 호혜(互惠) 중심의 공동체 사회를 위해 많은 이들과 함께 하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 많은 희망과 가능성을 본다. 특히 마을에서의 의미 있게 공동체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을 보며 희망을 느낀다.
얼마 전 부강 한 마을에서 사회적경제 관련 교육을 했다.
교육 중 ‘교육’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아이는 기르는 것이 아니라 크는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내가 툭 던졌다. “그럼 엄마들은 한 일이 없는 거네요?” 아주 잠시 침묵이 흘렀다.
한 분이 대답하셨다. “그렇죠! 마을이 우리 아이들을 키우죠! 한 아이를 키우는데 마을 하나가 필요하다고 하지 않나요? 우리 어른들은 좋은 마을을 만들면 되지요!” 
같은 또래 아이들 간의 폭력이 정말 무섭다. 마을이 그렇게 만든 것이다. 우리 마을이 무섭다.
이제 마을을 만들어야 한다.
자본이나 돈이 아닌, 1등만 기억하는 것이 아닌, 사람중심의 협동하고 호혜하며 함께 잘 사는 그런 마을을 만들어야 한다.
이런 마을을 만드는데 사회적경제기본법이 기여한다는데…. 나 먼저 기본법 제정에 관심을 갖고 관련 공약을 살펴야겠다. 6월 13일 지방선거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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