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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향계 / 여민이란 용어는 선관후민 사상의 유물 <박종호>
풍향계 / 여민이란 용어는 선관후민 사상의 유물 <박종호>
  • 박종호
  • 승인 2018.02.19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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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호 논설위원 / 청주대 명예교수
박종호 논설위원 / 청주대 명예교수

정치와 행정의 존재가치 및 근본이 되어야 할 민()을 어떻게 볼 것인가민은 어떤 지위를 가지는가 등의 민에 대한 관점과 시각은 시대와 이념 등에 따라 형태를 달리 해왔다군주시대에는 ‘짐은 곧 국가’라는 표현에서 볼 수 있듯이 민보다 군주를전체주의 시대에는 개인보다 전체를민주주의 시대에는 민본을 절대가치로 삼았거나 삼고 있다현대 국가들은 비록 이념은 달리할지라도 외형적으로는 민주주의를 표방하고 있다이념적으로는 사회주의를 취하고 있으면서 헌법에는 ‘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이라고 명명하고 있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이렇듯 세계의 모든 국가들은 표면적으로는 민을 최고의 자리에 올려놓고 있다그만큼 민의 자리는 공고하고 민익의 확보는 국가 최고의 가치가 되고 있다.

그러나 실제에 있어서는 민은 여전히그리고 시대가 크게 발전하였는데도 그에 맞는 ‘민주’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그것은 정부의 고위 관료나 부처가 내걸고 있는 명칭 등에 잘 나타나고 있다국정의 최고 사령탑인 청와대에 걸려있는 ‘위민관’이란 명칭이나 각료급들이 곧잘 사용하는 ‘여민행정(與民行政)이라는 용어가 대표적인 예이다그런가하면 미국 제16대 대통령인 링컨의 국민의국민에 의한 정부라는 표현과 함께 민주주의의 원리로 인정받고 있는 ‘국민을 위한 정부’라는 표현도 민의 가치와 지위 등과 맞지 않는 용어인데도 별다른 이의 없이 금과옥조로 인용되고 있다위민관은 국민을 위한 사무실이고 공간이며 기관 등을 나타낸다는 점에서 국민들로부터 국민중심적이고 국민친화적인 용어로 환영받을 수 있다그러나 이 용어를 본질적인 관점에서 면밀히 따져보면 부처나 기관 내 사무실 중 위민관(爲民館또는 위민실(爲民室)이라고 정해진 곳만 국민을 위한 사무실이고 다른 부서나 공간은 반민실(反民室)이 되고 마는 것이다이런 모순이 또 어디 있겠는가공공기관의 정원에 심겨진 한 그루의 나무나 한 개의 돌도그리고 소속된 부서나 조직들은 예외 없이 국민이 낸 세금으로 마련되었고 조성되었다는 점에서 모두 위민실로 보아야 한다여민행정이라는 용어도 백성과 더불어 또는 백성과 함께 행정을 펴나가겠다는 뜻으로 쓰여 진다는 점에서 현대행정의 기조 및 기본으로 받아들일 수 있겠지만 ‘백성(국민)과 더불어’라는 표현은 관()은 시혜자이고 민은 수혜자라는 입장에서 관이 민보다 우월적 지위에 있다는 것을 기정사실화하는 용어라고보아야 한다국민을 위한 정부라는 표현도 정부는 본래 국민의 것인데 채용 및 고용되어 일하는 관이 시혜자의 입장에서 수고한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는 점에서 적절하지 않다.

이렇듯 위민관이나 여민행정국민을 위한 정부라는 표현들은 현대의 시대정신이나 정치와 행정의 본질 등에 적합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후진적인 정치 및 행정형태인 관존민비관료주의 및 선관후민(先官後民사상의 유물이라 아니할 수 없다이들 사상은 민주정치 및 행정에 역행하는 것이다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 것이 아니라 후퇴 내지 퇴색시키는 것이 된다관이 국민위에 군림하는 것이 된다.

민주주의에 맞는 정치와 행정을 펼치기 위해서는 공복관(公僕觀)이 바르게 정립 되어야 하고 모든 행정이 민을 하늘로 보는 ‘민본행정(民本行政)’의 틀 속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정치나 행정은 공공재로서 그 주인은 국()민이다민은 위탁자 내지 위임자이고 관은 수탁자 내지 피위임자인 것이다어디까지나 관이나 공무원들은 주인인 민으로부터 위임받은 범위 안에서  민을 대신하여 민의 일을 처리하는 임무를 맡은 것이다관은 민보다 하위 개념인 것이다그렇기에 민 위에 군림하거나 민에게의 시혜자로 착각하거나 마치 공공기관이 선심을 써서 국민을 위해 봉사한다는 의미로 볼 수 있는 위민관이나 위민실여민(與民), 국민을 위한(for the people) 등의 용어는 사용하여서는 아니 된다정치나 행정 등은 본래 민이 주인이고 공직자는 심부름꾼인 것이다따라서 모든 국가는 민이 근본이고 주인으로 보는 민본정치 및 민본행정을 펼쳐야 한다위민(爲民)이라는 용어는 그 자체가 관위주 내지 선관후민 등의 사상에서 나온 유물로 보아야 한다국민은 하늘이고 국가의 뿌리이며 정치나 행정이 존재할 근거이고 가치인 것이다모든 대국민 정책은 민본에서 결정 및 평가되어야 하는 당위성이 여기에 있다관은 민보다 하위의 지위에 있는데도 민을 위하여 일하고 봉사한다고 말하는 것은 정치와 행정의 본질을 위반하는 것이 된다‘위한다 또는 위해서’라고 표현하지 말고 주인의 것을 주인의 뜻에 맞게 ‘성실히 관리’한다고 표현하여야 한다모든 정치나 행정 등은 민본(民本)을 생명으로 하여야 한다관은 민본의 산실이고 도장임을 분명히 하여야 한다용어부터 정선하여 사용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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