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이도근 기자)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한국 여자 컬링대표팀이 눈부신 선전을 이어가면서 ‘컬링 열풍’으로 이어지고 있다.

김은정 스킵을 주장으로 김영미(리드), 김선영(세컨드), 김경애(서드) 등으로 이뤄진 여자 컬링대표팀은 19일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예선 6차전에서 강호 스웨덴을 7대6으로 꺾고 예선 전적 5승1패를 기록했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스웨덴과 공동 1위에 오르며 4강 진출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

세계랭킹 8위인 한국은 예선 첫 경기에서 세계랭킹 1위 캐나다를 완파한 뒤 2차전 일본에 아쉽게 패했으나 이어진 경기에서 스위스(2위), 영국(4위), 2017 동계아시안게임 금메달 중국(10위)는 물론 이번 올림픽 5연승을 달리던 스웨덴(5위)까지 꺾는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4인조 컬링은 10개 출전팀이 예선에서 한차례씩 맞붙어 상위 4개팀만 플레이오프(PO·준결승)에 진출하는 방식이어서 남은 미국(7위), 러시아(3위), 덴마크(9위)와 경기에서 1승만 더 거두면 플레이오프 진출이 유력하다.

대회 전 큰 주목을 받지 못한 여자 컬링팀의 거침없는 질주에 해외 유수 매체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한국 여자 컬링 대표팀이 평창동계올림픽의 ‘깜짝 스타’로 떠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폐막을 닷새가량 남겨 놓고 여전히 10위권을 오르내리고 있는 한국팀에게 연일 선전을 펼치는 여자 컬링은 목표달성의 ‘구원투수’다. 이날까지 금3 은1 동2개를 기록한 대표팀은 앞으로 남은 9개 정도 경기에서 최소 5개 이상의 금메달을 따야 당초 목표인 ‘8-4-8-4’(금8 은4 동8·종합 4위)를 이룰 수 있다.

여자 컬링팀의 선전과는 달리 남자 대표팀은 힘겨운 승부를 이어가고 있다. 남자 대표팀은 이날 예선 7차전에서 이탈리아(13위)를 8-6으로 꺾고 예선 전적 2승5패를 기록했다. 덴마크, 이탈리아와 최하위 8위를 기록 중인 한국은 4강 진출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끝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믹스더블 경기에 나선 장혜지-이기정도 세계 수준과의 격차를 확인하며 4강 진출에는 실패했다.

그러나 남자 대표팀·믹스더블 대표팀이 보여준 열정에 여자 컬링 대표팀의 파죽지세 행보가 더해지며 컬링의 인기는 폭발하고 있다.

특히 흥미를 지어내는 경기방식이 화제다. 스톤을 던지고 바닥을 닦아가는 스위핑으로 이뤄진 경기 모습도 신선하지만, 상대의 전략·전술과 스톤의 위치 등 변수를 고려해 점수를 짜내는 치열한 두뇌싸움의 승부가 많은 이들을 매료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