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싸웅 가욱·벨기에 색소폰

싸웅 가욱이 그려진 미얀마 화폐.
색소폰이 그려진 벨기에 화폐.

 

구본경 작가

세계에는 화폐에 악기를 그려 넣는 나라들도 있다.

그 중 동남아시아에 있는 미얀마는 전통 악기인 싸웅 가욱을 화폐에 담았다. 이 악기는 흔히 ‘미얀마 하프’라고 불린다.

미얀마와 오랜 역사를 함께 한 이 악기는 전체적으로 배를 닮았고 말려 올라간 꼬리 같은 곡선이 특징이다. 수염 같은 장식도 달려 있다.

싸웅은 둥근 모양의 바닥 때문에 거치대에 올려 놓아 보관한다. 독특한 모양, 장식성, 서정적인 음색이 마치 예쁘게 치장을 마치고 부끄러운 듯 등응 올려 앉은 여인의 모습을 연상케 해 공예품 등 각종 예술의 단골 모티브가 되고 있다.

주로 왕궁에서 왕과 관련된 행사에서만 이 악기의 연주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악기 연주자는 특별 대접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았다.

바간 왕조 말기의 우즈나 왕은 싸웅 가욱 연주소리로 코끼리를 유혹해 잡았다는 재미있는 전설도 내려온다.

코끼리의 정신을 놓게 할 만큼 매혹적인 싸웅 가욱 연주는 전문 공연장을 찾아가지 않는 한 라이브로 들을 수 없어 안타깝다.

벨기에 화폐에서는 색소폰을 볼 수 있다. 우리 주변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악기이지만 색소폰의 유래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벨기에의 악기 제조상 출신인 아돌프 색소는 자신의 이름을 따 이 악기를 만들었다.

색소폰은 원래 목관 악기의 섬세한 음색과 금관악기의 풍부한 음량을 하나로 합쳐 장점만을 모아 만든 시험적인 악기이다.

몇 번의 실험결과를 통해 나무 보다 쉽고 편한 금속으로 원추형 큰 관을 만들어서 오늘날의 색소폰의 형태를 갖추게 됐다.

색소는 트럼펫과 호른을 결합시킨 악기와 트럼펫과 트롬본을 합성한 악기도 여러 실험을 통해 만들어 냈다. 하지만 그는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상업적인 성공을 거두지 못해 가난한 삶을 살아야만 했다. 그러나 그의 죽음 이후인 1900년대 들어서면서 미국으로 색소폰이 유입되고 남북전쟁 이후 흑인 브라스밴드에 의해 색소폰이 연주되면서 큰 인기를 끄는 악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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