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재위반 536→420→129일
음주운전 재범률 마약사범보다 높아
“2회 이상 위반자 별도관리 필요해”

▲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교통법규 상습위반자 관리에 대한 세미나가 열리고 있다.

(동양일보 이도근 기자) 습관처럼 술에 취해 운전대를 잡는 이들이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전체 음주운전 건수가 감소세를 보이는 것과 달리 상습 음주운전자들은 늘고 있으며, 음주운전 적발 뒤 재 위반까지 걸리는 시간도 횟수를 거듭할수록 점점 짧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음주운전 위반이 반복될수록 준법의식은 낮아지고 있는 셈이다.

20일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음주운전의 경우 첫 위반까지 평균 650일이 걸렸고, 이후 재위반까지 536일, 420일, 129일로 점점 짧아졌다. 과속운전 역시 위반 횟수가 증가할수록 중과속(시속 20㎞ 초과) 비율이 증가했다.

공단 교통과학연구원 명묘희 책임연구원은 전날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교통법규 상습위반자 관리’에 대한 세미나에서 이 같이 발표했다.

이번 발표는 최근 5년6개월 동안 운전면허를 취득한 모든 운전자에 대한 통계분석을 기반으로, 교통법규 위반자 가운데 상습성이 높고 상습위반으로 인한 피해가 많은 음주운전과 과속운전을 대상으로 한 조사 분석결과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2012년 2만9093건에 달하던 음주 사고는 이듬해 10% 가량 감소했다. 2015년에는 2만4399건으로 다소 늘었지만 2016년 처음으로 2만 건 미만으로 낮아지는 등 전체 음주운전 사고는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사상자 수도 마찬가지로 2012년 당시 음주 운전 교통사고로 815명이 사망했으나 이후 매년 감소해 2016년 481명까지 내려갔다. 920명이 사망한 2006년에 비해 10년 만에 절반으로 떨어진 셈이다.

반면 상습 음주운전자 관련 통계는 치솟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2016년 음주 운전 적발 건수 가운데 재범자는 10만863명으로 44.5%에 달한다. 음주 운전 재범률은 2012년 42.0%를 시작으로 매년 상승했다. 검찰청자료에서도 음주 운전 재범률은 마약사범보다 높다. 마약사범 재범률은 2012년 38.9%에서 2015년 37.5%로 다소 줄었지만, 음주 운전은 같은 기간 42.0%에서 2.4%포인트 증가했다.

상습 교통법규 위반자는 다른 교통법규를 위반하는 정도도 높았고, 음주운전자의 교통사고 야기 건수는 비음주운전자에 비해 11배 높았다. 음주운전 위반횟수가 많을수록 교통사고를 더 많이 야기했다.

연평균 3회 이상 과속으로 단속된 운전자가 전체 위반자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에도 미치지 못했으나, 이들의 1인당 과속운전횟수는 11배였으며, 교통사고 야기 건수는 2배에 이르렀다.

교통과학연구원은 이 같은 결과를 토대로 음주운전은 2회 위반자부터 별도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상습 음주운전자에게 운전면허 결격기간 등 처벌 강화 외에 알코올중독 검사‧치료, 음주시동잠금장치 등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상습 과속운전자를 줄이기 위해 기존 범칙금과 벌점보다 2배 이상 높여야 한다고도 했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