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연성 단열재로 대형화재 참사 막는다

벽산 영동공장 전경(위)과 경화로 설비.
윤무상 공장장

(영동=동양일보 이종억 기자) 불에 취약한 가연성 단열재를 사용해 피해를 키운 제천 스포츠센터 대형화재를 계기로 ㈜벽산 영동공장(공장장 윤무상·50·충북 영동군 용산면 남부로 1500-42)의 불에 타지 않는 건축 단열재가 주목받고 있다.

㈜벽산은 1998년 IMF 위기 때 ‘강한회사 만들기’ 프로젝트를 통해 워크아웃 위기를 극복하고 종합건축자재생산 전문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는 회사다. 경기 여주·화성·이천, 충북 음성·영동, 전북 익산 등 전국에 6개의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이 중 1990년에 설립된 영동공장은 무기 단열재 ‘미네랄울’(Mineral Wool)과 ‘이중바닥재(Double Deck Floor)’ 생산을 전담하고 있다.

미네랄울은 유럽·미국 등 선진국에서 주로 사용되는 불연성 단열재이다.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와 같이 대형화재로 확산되는 것을 방지하는데 적합한 건축자재로 손꼽힌다.

규산 칼슘계의 광석을 고온으로 녹여 만드는 미네랄울은 건축물의 내화·흡음·보온·단열은 물론 각종 플랜트, 선박 등의 보온·단열·보냉과 농업용 제품에 이르기까지 그 용도가 다양하다.

영동공장 미네랄울 생산량의 40~50%는 선박용으로 공급된다. 타이타닉 침몰 이후 조선용 단열재로 주로 사용되는 미네랄울은 프랑스, 독일, 노르웨이, 미국, 영국 등 외국 선급에서 인정받고 있다. 영동공장의 미네랄울은 최근 동남아를 비롯해 미국·일본 등에도 수출되고 있다.

이중바닥재는 첨단 정보화 시대에 어울리는 건축자재이다. 쾌적하고 창조적인 사무환경 조성에 가장 적합하다. 특히 FRC패널은 국내 최초 KS F 4760 이중바닥재(Raised Access Floor) 표시허가를 취득한 제품이다. 사무실에 각종 사무기기가 설치되면서 연결케이블이나 냉난방 배관파이프, 닥트 등이 바닥표면위로 노출돼 미관을 해치고 업무능률을 떨어뜨리는 경우가 많다. 이런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개발된 벽산 이중바닥재는 고가의 첨단기기들을 보호하고 배선방법도 편리하게 변경하는 등 업무환경을 쾌적하게 개선시킬 수 있다.

이 제품 역시 불연소재로 화재의 확산을 지연시켜준다. 영동공장의 이중바닥재도 일본 등 외국에서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최근 10년간 벽산 영동공장의 미네랄울 연평균 생산실적은 2만6000t에 이른다. 2015년에는 2만8700t의 매출을 올릴 정도로 최근 3~4년간 호실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전반적인 조선 경기 침체로 판매량이 2만1500t으로 다소 줄었다. 따라서 조선 산업의 선박수주 턴어라운드를 고대하고 있다.

㈜벽산은 건축자재를 생산하면서 사람의 생명과 재산보호에 최우선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 따라서 저렴한 가격보다는 안전과 품질을 우선시하는 건축문화가 하루빨리 정착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최근 제천·밀양지역에서 발생한 대형화재 사건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제천화재를 비롯한 2015년 1월에 발생한 경기 의정부 아파트 화재, 2010년 부산 해운대 주상복합 우신골든스위트 화재, 지난해 6월 영국 런던 그렌펠 타워 화재의 공통점은 외벽마감재로 스티로폼 등 불에 취약한 가연성 단열재를 사용했다는 점이다.

또한 저층에서 발생한 불이 외벽을 타고 순식간에 고층으로 번져 대형 화재로 확산됐다는 점도 동일하다. 모두 값이 저렴한데다 단열성이 뛰어나고 손쉽게 시공할 수 있다는 이유로 스티로폼에 시멘트를 바르는 드라이비트 공법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불에 취약하고 맹독성 가스를 내뿜어 대형 인명피해를 불러올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벽산 영동공장의 미네랄울은 이런 문제점을 극복할 수 있는 단열재이다.

벽산은 반세기 동안 품질과 환경 경영을 기본 방침으로 삼아온 기업이다. 건축자재업체 최초로 ISO 9001를 취득했으며 국가 품질 경영대회 동탑·철탑 훈장, 국가 품질 경쟁력 100대 우수기업 수상 등 각종 국가 품질상 수상경력을 가지고 있다. 또한 친환경적 제품을 유지하기 위해 실내 공기질을 규제하는 HB(Health Building)마크를 취득 중이다. GR(Good Recycle)마크를 보유하고 폐기물을 원료로 80% 이상 재활용해 폐기물에 의한 환경오염을 방지하는데도 일조하고 있다. 미네랄울은 환경부의 환경 마크도 취득해 자원 순환성 향상, 에너지 절약, 소음 진동 감소에 도움이 되는 자재로 평가받고 있다. 이중바닥재는 저탄소 제품 인증서를 취득해 국내 환경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

윤무상 공장장은 “벽산은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사람에 대한 투자를 중요시 하고 있다”며 “직원들을 기능인이 아닌 전문가로 양성시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는 사람이 되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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