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보호·성폭력 종합방지 대책 수립” 등 촉구
청주대 “학생 2차 피해 우려…경찰수사 적극 협조”

▲ 26일 충북여성연대와 충북젠더폭력방지협의회 등 도내 20개 여성단체가 충북도청에서 조민기 성추행 사건 조사과정 공개 등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동양일보 이도근 기자) 배우 조민기(53·전 청주대 연극영화과 교수)의 성추행 의혹에 대해 경찰이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간 가운데 충북 여성계는 26일 “청주대는 조민기 교수 성추행 사건의 조사과정을 공개하고, 피해자 보호와 성폭력 종합방지대책을 수립하라”고 촉구했다.

충북여성연대와 충북젠더폭력방지협의회 등 도내 20개 여성단체는 이날 충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조씨의 추악한 실상이 여러 피해자들의 입을 통해 속속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 여성단체는 “자신의 피해를 드러낸 분들의 용기에 지지를 보내며 함께 할 것을 약속한다”면서 “청주대가 책임을 통감하고 성평등한 문화를 만들기 위한 뼈아픈 반성과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성추행 사건 진상을 숨김없이 철저히 조사해 학생과 학부모, 지역사회에 공개하고 피해자 전수조사를 실시해야 한다”며 “피해자 중심의 양성평등상담소 운영을 활성화해 안심하고 신고·상담토록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징계위원회, 성희롱심의원회 등에 외부 젠더 관점의 전문가를 포함해야 한다”며 “피해자 중심의 실효성 있는 성희롱·성폭력 방지종합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청주대 측은 학생들의 신상 노출 등 2차 피해 가능성이 높은 만큼 성추행 관련 조사내용 공개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청주대 관계자는 “학생들이 조사내용을 알리는 것을 원치 않고 개인정보가 노출되는 것을 상당히 부담스러워 하고 있다”며 “공개는 어렵지만, 경찰수사에는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새 학기를 앞두고 있는 만큼 안정된 분위기에서 학생들이 학업에 임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며 “성폭력 전담기구 상설화와 외부전문가 참여 확대 등 성폭력 문제 근절을 위한 제도와 프로그램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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