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10여명으로 늘어…혐의 추가 가능성도
규탄 성명 11학번 중심으로 변호사 선임 대응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 조씨 성추행 인정·사과

 

(동양일보 이도근 기자) 성추행 의혹을 받고 있는 배우 조민기(52·전 청주대 연극영화과 교수)씨가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됐다. 

충북경찰청은 27일 조씨를 형법상 강제추행 등의 혐의로 입건하고, 피해자들을 상대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피해자 신상 노출 등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전날까지 피해자 거주지를 찾아 ‘출장 조사’를 벌여 전날까지 피해자 8명의 진술을 확보했다. 이날 조사까지 합하면 피해자는 10여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졸업생인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들은 앞서 조씨 규탄 성명을 발표한 청주대 연극학과 11학번을 중심으로 모여 변호사를 선임, 법률자문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조씨의 혐의에 상습성이 있다고 보고 추가 피해자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또 전날 보도를 통해 알려진 커피숍 아르바이트생 ‘강간 미수’ 사건에 대해서도 피해자를 확보해 조사에 나설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들의 2차 피해 우려에 따라 조심스럽게 수사를 벌이고 있다”며 “그동안 자신을 드러내길 꺼리던 피해자들도 용기를 내기 시작하면서 추가 피해 진술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추가 피해자들의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조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추가 확보 중인 피해자 진술에 따라 조씨에 대한 적용 혐의가 변경되거나 추가될 가능성도 있다.

경찰은 다음달 초까지 피해자·참고인 진술을 최대한 확보한 뒤 조씨에 대한 신병처리 방침을 결정할 계획이다.

계속된 성추행 폭로에 조씨는 이날 오후 “모든 것이 제 불찰이고 잘못”이라며 사과 입장을 밝혔다. 법적·사회적 책임을 지겠다는 뜻도 밝혔다.

조씨는 이날 사과문에서 “(저로 인해) 상처를 입은 모든 피해자분들에게 진심으로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제 잘못에 대해 법적, 사회적 모든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감당하기에 버거운 시간들이 너무나 갑작스럽게 닥치다보니 잠시 부끄러운 모습을 보였다”며 “늦었지만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 남은 일생 동안 잘못을 반성하고, 자숙하며 살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0일 인터넷 사이트에 조씨가 청주대 교수 재임 시절, 학생들을 성추행 했다는 폭로 글이 올라와 논란이 됐다. 청주대는 지난달 징계위원회를 열어 조씨에게 중징계 처분을 내렸고, 조씨의 사직 의사에 따라 20일 면직 처리했다. 이후에도 연극배우 송하늘씨를 포함한 졸업생 등의 폭로가 이어지는 등 사태가 확산됐다.

청주대 연극과 85학번인 조씨는 중앙대 예술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고, 2004년 청주대 겸임교수를 시작으로 2010년 연극학과 조교수로 부임, 지난해까지 학생들을 가르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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