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선세 충북도 농업기술원장

(동양일보) 1년 전으로 기억된다. 우연히 신문을 보다가 농업의 미래에 관한 기사가 있어 관심 있게 읽었던 기억이 있다. 어린 자녀에게 농업계고등학교를 입학시키겠다고 한 것이다.
모 대학에 재직 중인 한 교수가 초등학생 딸에게 농업고등학교에 입학을 권유한다며, 농촌지역에 살고 있는 인구가 15%로 노령화되어 있어, 앞으로 10년 후에 농산업은 희소성이 있는 가치가 높은 산업이 될 것이라고 역설한 것이다. 젊은이들이 농산업에 투신할만한 가치가 있고 또한 전망이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내게는 이 기사가 신선한 충격이었다.
지난주에는 영농현장을 돌아보다가 진천군에서 딸기농사를 짓고 있는 젊은 농업인을 만날 기회가 있었다.
부모님이 30년간 경영하신 수박시설하우스 6000㎡ 규모를 시작으로 현재는 1만㎡의 규모가 넘는 하우스에서 딸기, 멜론 등을 재배해 1억원 이상의 소득을 달성해 주위에 부러움을 사고 있었다.
농사를 짓기 위해 농수산대학을 입학해 전문지식도 습득했고, 성실하게 땀을 흘리며 농촌에서 꿈을 실현하고 있었다. 이 젊은 농부에게는 농촌이 기회의 땅이었다.
농촌은 점점 고령화되어 가고 있고, 농촌 인구는 줄어들고 있다. 농촌을 이끌어 갈 젊은이들이 부족하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일 것이다.
어떻게 하면 젊은이들이 돌아오는 농촌을 만들 수 있을까? 많은 고민 속에서 농업기술원에서 추진하는 청년농업인 육성사업을 소개할까 한다.
농업기술원에서는 농촌젊은이들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먼저 ‘청년농업인 4-H회원 배가 운동’을 2015년부터 추진하고 있다. 2015년도에 256명이었던 회원을 현재 425명의 회원으로 증원시켜 농촌의 젊은 리더로 양성시키고 있다. 청년농업인 4-H회는 40세미만의 영농활동에 종사하는 젊은이들로 구성되어 있다.
지난해는 이를 위해‘청년농업인경쟁력제고사업’,‘청년농업인 4-H 활력화 기반구축지원사업’등 3억원을 투입했으며, 올해에도 4억원의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또 각종 교육을 통해 경쟁력을 높여 나가고 있다. 2016년부터 추진해 오고 있는‘청년농업인 CEO 100명 키우기 교육’과정이 있다.
며칠 전에는 인삼과 양봉과정에 62명의 청년농업인이 입학해 1년 교육과정에 들어갔다. 연간 총 100시간의 교육을 통해 전문성과 리더십을 향상시켜 나아갈 계획이다.
지난해까지 사과, 복숭아, 한우, 낙농 등 4작목에서 충북농업 100년 대계를 이끌어 갈 83명의 40세 미만의 청년 CEO를 육성했다.
이 과정을 마친 청년농업인들은 농장을 운영하는 최고경영인이라는 자부심이 대단하다. 또 이 교육과정을 함께 수료한 젊은이들은 앞으로 살아가는데 큰 힘이 되는 인적 자산이 될 것이다.
소를 개울가로 끌고 갈 수는 있어도 강제로 물을 먹게 할 수는 없다. 물을 마실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 주는 일은 농업기술원 등 관계기관에서 해 주어야 할 것이다.
젊은이들이 없는 농촌은 미래가 없다. 농촌에 아기 울음소리가 끊이지 않고 처녀, 총각의 웃음소리가 마을에 울려 퍼지는 농촌을 상상해 본다.
 농촌은 어머니의 품과 같이 푸근하다. 한편으로 농촌은 젊은이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기회의 땅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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