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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칼럼-다 어디 갔나요?
동양칼럼-다 어디 갔나요?
  • 최태호
  • 승인 2018.03.01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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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호<중부대학교 한국어학과 교수>
▲ 최태호<중부대학교 한국어학과 교수>

지난 대선 때 ‘홍발정제’라는 말이 유행한 적이 있다. 현 야당 총재인 홍준표 씨의 대학생활 중 친구가 성적인 행위를 하기 위해서 돼지 발정제를 사용했던 일화를 자서전에 썼던 것을 상대 후보들이 비난하면서 붙인 별명이다. 필자도 어린 시절 농업시간에 돼지발정제에 대해 배운 적이 있다. 요힘*이라는 이름으로 기억한다. 그것을 사람에게 사용해도 되는 것인지는 모른다. 동물에게 사용하는 것을 사람에게 함부로 사용해서는 안 되다는 것만 알고 있을 뿐이다. 배운 것을 다 알 수는 없고, 배웠다고 다 실천할 수도 없다. 다만 발정제를 인간에게 사용했다는 말을 듣고 참 어처구니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요즘은 발정제를 먹지 않고도 성적인 행위로 고생하는 예술인들이 많다. 아마 예술인들만의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법조계도 들썩이고, 교수사회도 흔들리고 있다. 이런 현상을 뭐라고 해석해야할까 모르겠다. 종족보존의 본능이라고 해야 하나? 자궁회귀본능이라는 말도 있다. 사람들은 찻집에 들어가면 구석에 앉기를 좋아한다. 가운데 트인 자리보다는 어둡고 구석진 곳에 앉기를 선호한다. 이런 것을 일컬어 자궁회귀본능이라고 한다. 반면에 종족보존의 본능이라는 말은 더 나은 배우자를 만나고 싶어 하는 본능일 것이다. 더 훌륭한 종족을 출산하기 위해 성적인 대상을 가능하면 출중한 사람으로 선택하고자 하는 것이 본능이라는 말이다. 그러나 사람은 지성과 인성을 갖추고 있어서 이러한 본능을 억제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본능대로 사는 것이 다 옳은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 일어나고 있는 ‘Me too'라는 운동(?)은 우리 사회를 흔들기에 충분하다. 그 동안 거울 뒤에 가려져 있던 많은 이야기들이 거울 밖으로 나와 유명인들을 파렴치범으로 만들고 있다. 필자가 평소에 존경했던 문인들도 이 속에 들어 있다. 한때는 문인이기에 가능했던 주사(술주정)도 지금은 범죄가 되고 있다. 과거 호탕(?)한 사람들의 전유물처럼 알고 있었던 성적인 문란이 오늘을 흔들고 있는 것이다. 20년 전 쯤의 일이다. 유명한 시인(교수)이 바닷가에서 술에 취해 여학생들 앞에서 소변을 본 적이 있다. 그 당시에는 그런 것이 용인되었던 시절인가 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여학생들은 문제를 제기하였고, 결국 그 문인이 사과하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술에 취해 실수를 한 것으로 넘어 갔지만 지금 그런 일이 발생한다면 바로 파면될 것이 뻔하다. 
 지난 시절 홍발정제 운운하던 많은 투사(?)들이 요즘은 의외로 잠잠하다. 언론은 이상할 정도로 침묵을 지키고 있다. 너무 유명한 문인이라 그런 것인가, 아니면 그 유명한 연출가가 없어지면 우리나라 연극이 무너지기라도 할까 두려워서 그런가? 그 외에도 법조계나 학계의 이야기가 수시로 밝혀지고 있는데, ‘홍발정제’라고 친구의 이야기를 서술했던 어느 정치인 시기와 비교해 봐도 지나칠 정도로 침묵을 지키고 있다. 그 이유가 궁금하다. 언론은 사실만을 다루어야 한다. 언론이 지나치게 선동적이면 언론의 역할을 다 하지 못한 것이다. 과거 순수시가 유행하던 시절에 참여시라는 것이 나와서 노동자들을 선동했던 적이 있다. 시가 지나치게 선동적이면 선전광고문구로 전락한다. 1926년 대의 시가 대표적이다. 1980년대에 나온 <노동의 새벽>은 그나마 시적인 맛이 있다. 한 편 사회시는 민중을 대상으로 시를 쓰되 선동하지 않는다. 있는 그대로 서술하여 후손들에게 당시를 대변해 준다. 다산 정약용의 사회시가 대표적이다. 정조 때의 삶의 궁핍함을 여실히 느낄 수 있게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반면에 카프문학을 하던 이들은 지하에서 선동을 일삼다가 해산되기도 하였다. ‘홍발정제’운운하던 호사가들은 다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 지나치게 한 쪽으로 치우쳐 있지는 않은가 반성해야 한다. 이것이 한 시대의 아픔이었다고 치부하지 말아야 한다. 어느 젊은 여인의 삶을 무너뜨린 경우도 있을 것이고, 연예인 지망생의 삶을 나락으로 떨어뜨린 경우도 있을 것이다. 평생의 트라우마를 만들어 주었을 터인데 어쩌자고 이렇게 조용할 수 있는가? 봇물이 터졌을 때 둑을 수리해야 한다.
 자신의 욕망만을 채우기 위해 타인에게 상처를 준 자들은 반드시 사회에서 격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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