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시 죽당리 주민 민원제기… 폐쇄집회도 열어
“생활폐수 무단방류로 인한 악취 때문에 못살겠다”

공주시 우성면 죽당리의 주민들이 지난 2일, 마을 입구에 금강원과 공주시장을 성토하는 현수막을 내걸고 집회를 갖고 있다.

(공주=동양일보 류석만 기자) 생활폐수 무단 방류로 인한 악취로 큰 생활불편을 겪어온 공주시 우성면 죽당리 마을주민들이 참다 참다 결국 공주시에 민원을 제기하고 금강원 폐쇄 집회를 가졌다. 지난 2일 정월대보름 행사를 겸해 동네 팔각정 앞에서 집회를 가진 주민들은 “금강원이 들어선 이래 20여 년간 생활폐수를 동네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도랑으로 그냥 흘려보내 악취가 진동하는 등 불편을 겪고 있다”며 “더구나 생활폐수가 곧바로 강으로 흘러들어 물고기 등이 떼죽음을 당하는 등 금강을 오염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금강원 차량이 평소 마을 진입로를 이용하면서 난폭하게 운전해 마을 주민들을 놀라게 하고 위험에 빠트리는 것은 물론, 동네 회의에 참석하지 않는 등 주민들을 무시하며 안하무인으로 행동하고 있다”면서 “주민들의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시위를 계속해 나가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금란(72) 이장은 “1999년 죽당초 폐교 후 금강원이 들어오면서 초등학교에 부속된 600여 평의 토지를 마을주민들에게 내놓겠다고 약속했지만 말뿐이었다. 시설을 운영하는 분이 종교인인 만큼 더 믿었는데”라며 혀를 찼다.

유국준(60) 전 이장은 “사실 폐교된 죽당초는 마을 주민들이 땅을 희사하는 등의 노력으로 지어졌다. 더구나 금강원의 생활폐수로 인한 악취로 1500만 원의 예산을 들여 마을에서 하수관을 묻어주기도 했다”면서 금강원의 주민 무시태도에 분통을 터트렸다.

금강원 관계자는 “주민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했었는데 언젠가부터 주민들과 거리가 멀어졌다. 거동이 불편한 많은 어르신들을 모시다보니 일손 부족으로 시설 관리에 소홀했던 게 사실이고, 주민들과의 소통도 게을리 해 많이 반성하고 있다”면서 “며칠 내로 마을발전기금 1500만원을 내놓을 계획이며, 매달 100만 원씩의 발전기금도 내놓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공주시 관계자는 “지난 1일 금강원에서 생활폐수 시료를 채취해 보건환경연구원에 검사를 의뢰했다. 결과에 따라 과태료 처분과 시설개선명령 등의 행정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집회현장을 직접 찾은 김정태 우성면장은 “죽당리 마을 주민들의 생활불편이 계속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나가겠다”며 주민들을 위로했다.

문제가 된 사회복지시설 금강원은 폐교된 죽당초를 매입해 2001년 공주시 단기보호센터로 개소한 뒤 2008년 현재의 이름으로 명칭을 변경했으며, 현재 거동이 불편한 50여 명의 노인들을 위탁 보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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