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서희 세종담당 기자

(동양일보 신서희 기자) 지난달 27일 세종시기자단이 계획에도 없던 보이콧을 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날 오전 11시 50분 기자단담회를 요청했던 바른미래당 김중로 세종시당협위원장이 12시가 넘어서도 약속장소에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심지어 보좌관들도 잠깐 얼굴을 비치는 것 같더니 어느새 자취를 감췄고 15명의 기자단은 협소한 장소에 빼곡히 앉아서 바른미래당 관계자들이 오기만을 기다리는 꼴이 됐다.

 이내 기자단은 웅성대기 시작했고 15분 이상을 기다리게 하는 것은 예의에 어긋난다고 판단, 약속장소에서 나왔다. 사태의 심각성을 그제야 파악한 바른미래당 관계자들은 핑계를 대기 시작했지만 그 핑계가 더 가관이었다.

“약속시간이 12시인줄 알았다”, “인근 다른 약속장소에서 일정을 수행하다 늦었다”, “창당이후 지역과 중앙의 업무에 혼선이 있다”는 등의 어이없는 핑계들이었다.

기자단에는 11시50분이라고 통보했으면서 기자단이 일찍 와서 기다리고 있으면 박수 받으며 등장할 계획이었던 것인지 황당할 따름이었다. 일정을 같은 날 비슷한 시간대에 2가지 이상을 잡은 것 또한 납득하기 어려웠고 통합창당 후 정당 내부 사정이 어떻든 시간 약속 지키는 것과는 무관하다.

 신생정당인 바른미래당의 명운은 이번 ‘6.13 지방선거’에 달려있다. 창당 후 첫 시험대인 지방선거에서 저조한 결과가 나타나면 당의 존립 기반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방선거에서 선전하고 싶다면 참신한 인재도 중요하겠지만 사소한 약속이라도 바르게 지키는 바른미래당이 되어야 할 것이다.

 수도권과 지방의 시민들을 차별하는 듯한 모습도 보여서는 안 될 것이다. 정치인의 기본은 약속 지키기 아니던가? 우리나라의 미래인 아이들에게 예의범절에 어긋난 행동 때문에 부끄러워 얼굴을 들 수 없게 만드는 당이 되지 않길 바란다. 항상 언제, 어디서나, 누구에게도 떳떳한 정당, 정치인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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