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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 에세이-이제 교육은 ‘놀이’ 이다
동양 에세이-이제 교육은 ‘놀이’ 이다
  • 강창원
  • 승인 2018.03.04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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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원 <홍광초 교사>
▲ 강창원 <홍광초 교사>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내가 태어나고 뛰어 놀며 자랐던 제천의 시골 마을인 수산면으로 가족과 함께 이사했다. 하루에 2시간의 출퇴근을 각오하고, 그리 넓지 않은 집에서 부모님과 아이들, 나와 아내 7명의 가족이 함께 살아야 하는 복잡한 상황이었다. 농담 삼아 첫째 딸아이를 키운 것은 8할이 TV이였고, 나머지 2할은 할머니 할아버지였다고 말하기도 하였다. 그만큼 TV를 좋아하고 밥 먹을 때나 놀 때나 항상 TV를 보았다. 두 아들도 마찬가지였다.
근무지 만료가 되어 자리를 옮기게 되는 등 여러 가지 사유로 부모님과 함께하는 전원생활을 마치고 다시 분가를 하게 되었다. 부연하여 말하자면 부모님과 합가하게 된 이유도 아이들이었고, 다시 분가하게 된 이유도 아이들이었다.
시내의 아파트로 이사를 하게 되면서 여러 가지를 고려하게 되였다. 아이들이 뛰어도 아랫집과의 다툼이 없는 1층을 선택하였고, 무엇보다 가장 큰 변화는 아이들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TV를 거실에 두지 않기로 한 것이다.
처음 몇 주 동안 아이들은 TV가 없어 어떻게 할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모르는 채 매우 심심해하였다. 이 시기 아이들은 우리 부부에게 놀아달라며 끊임없이 괴롭혔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TV가 없는 현실에 적응한 지금, 아이들은 늘 무엇을 만들고 있다. 끊임없이 새로운 놀이를 만들고, 재료를 찾아내고, 아이디어를 생각해 낸다. 큰 딸은 학교 수업시간에 배운 것을 이용에 두 동생과 함께 할 놀 거리를 찾아내고, 두 아들들은 어린이집에서 배운 것을 이용하여 누나와 또는 둘만의 놀이를 만들어냈다. 심심할 틈이 없다. 집은 TV소리가 켜진 것보다도 시끄럽다. 또 서로 끊임없이 대화를 하고 토론한다. 상대와 다투기도, 놀이방식을 가지고 싸우기도 한다. 새로운 놀이의 규칙을 만들기도 한다. 그럴 때 우리 부부는 옆에서 지켜보며 놀이의 손님이거나 제 3자가 되곤 하였다.
미국 소아과 학회(AAP)는 아이들의 영상 시청에 대한 권고안을 내면서 자세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였다. 영상 시청을 하는 동안 활성화 되는 뇌의 부분은 우리 시각을 통해 들어오는 정보에만 집중하게 되어 매우 제한적이라고 한다. 그러나 놀이 활동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감각을 자극하고, 운동과 판단영역을 활성화 시킨다. 아이들에게 놀이판을 만들어 주는 것은 건강한 아이를 키우기 위한 우리 어른들의 역할인 것이다.
아이들이 마음껏 놀았을 때의 변화는 표정에서부터 다름을 느낄 수 있었다. 내가 근무하는 학교는 놀이하며 깨우치게 하는 ‘놀이샘’ 활동을 1년 동안 실시하였다. 중간놀이 시간 40분을 확보하며, 인근 놀이학교와 MOU를 맺고 전통놀이교실을 운영하였다. 자연스럽게 습득한 놀이들은 다목적실에서 시간만 나면 즐겨하는 말 그대로 ‘놀이’가 되었다. 이 놀이를 통해 아이들은 서로 협력하고, 신나게 뛰며 신체적인 자극을 즐긴다. 놀이를 끝내고 내려오는 아이들의 표정에는 행복이 담겨 있었다.
아이들이 마음껏 놀고 행복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시간은 꼭 필요하다.
교육의 방향이 경쟁에서 협력으로, 한 줄 세우기를 위한 교육에서 다양한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제 새로운 교육 변화의 중심은 ‘놀이’가 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다양한 감각과 매체를 통해 일어나는 ‘놀이’가 교실이라는 ‘놀이판’에서 모두가 행복한 학교로 변모할 수 있는 촉매제가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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