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 예비후보 “참담한 심정…사실이면 정치판 떠날 것”
작성자 “현재 충북도청 직원…13년 지나도 수치스럽다”
경찰에 수사의뢰…충북경찰청 게시 글 진위 파악 나서
(동양일보 윤규상 기자)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폭로를 통해 성추행 가해자로 지목된 우건도(69) 더불어민주당 충주시장 예비후보가 관련 의혹에 대해 자신을 음해하려는 악의적 주장이라며 강력 대응에 나섰다. 그러나 전날 민주당 충북도당 홈페이지에 우 예비후보의 성추행 의혹을 폭로한 게시글 작성자는 자신을 ‘충북도청 공무원’이라며 신분을 일부 공개하고 나서 진실공방으로 번지고 있다.
우 예비후보는 6일 오전 충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참담하고 치가 떨리는 분노의 심정”이라며 “한마디로 터무니없고 극히 악의적인 내용”이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 사회적으로 번지는 미투 분위기를 악용, 충주시장 선거를 앞두고 강력한 여당 후보인 저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주기 위한 못된 음모”라고 반발했다. 이어 “치졸하고 악의적인 범죄행위인 이번 사태를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며 “거짓 글을 올린 세력을 끝까지 추적해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 예비후보는 특히 “미투 폭로 글이 사실이라면 즉시 예비후보 사퇴는 물론 정치판을 떠날 것”이라고 배수진을 쳤다.
우 예비후보 측은 미투 폭로가 있던 지난 5일 오후 충주경찰서에 해당 게시글에 대한 수사를 의뢰했다.
앞서 지난달 23일 민주당 충북도당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우 예비후보가 과거 공직에 있을 당시 인사권을 가진 직위를 이용, 하위직 여직원을 성추행했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충북에서 지역 정계 유력 인사에 대한 미투 폭로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와 관련, 게시글 작성자는 자신의 신분을 일부 공개하는 추가 폭로글을 올렸다.
‘김시내’라는 필명으로 자신을 성추행 피해자라고 밝힌 이 글 작성자는 이날 우 예비후보의 기자회견 1시간 전 게시판에 “저는 현재 충북도청 직원”이라며 “사실무근이라며 예비후보가 발끈했는데 미투는 100% 사실”이라고 밝혔다.
작성자는 “사건은 2005년 6월의 일이다. 그때 (우 예비후보가) 도청 총무과장이었고, 저는 인사발령으로 도청소재지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에 발령이 나서 출퇴근이 매우 힘든 때였다”고 회상했다. 이어 “당시 과장님이 저녁 자리를 제안했고, 나를 걱정해준다는 생각에 감사해 자리에 나갔다”며 “식사 후 노래방에 가자고 하더니 그곳에서 나를 성추행했다”고 주장했다.
작성자는 “거부하는 제게 ‘처녀도 아닌데 왜 이러냐’고 하는데 충격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그는 별일 아닌 거로 넘어갔을지 모르지만 나는 13년이 지난 지금도 분하고 수치스럽다”며 “제발 이런 성추행 피해는 우리 대에서 멈춰야 한다”고 부연했다.
이번 글은 지난달 23일과 29일에 이은 세 번째 폭로 글이다. 현재 우 예비후보 관련 미투 폭로 글은 홈페이지에서 모두 삭제된 상태다.
이 사건을 충주경찰서로부터 넘겨받은 충북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곧 게시 글의 진위 파악에 나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