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운동이 각계로 확산 양상을 보이면서 한국 사회가 큰 변화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서지현 검사의 안태근 전 검사장 성추행 폭로로 촉발된 미투운동은 연극과 영화 등 문화예술계, 연예계까지 확산됐고 이어 안희정 전 충남지사를 향한 ‘미투’까지 나오면서 정·관계까지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특히 6.13 지방선거가 불과 3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선거에까지 그 파장이 미칠 지도 관심 거리가 되고 있다.

충청권의 경우 대전과 충남, 세종, 충북에 이르기까지 지난해 촛불혁명 영향으로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이 예견되고 있었지만, 안 전 지사의 미투 사건으로 결과가 예측 불허 상황으로 치닫게 됐다.

‘안희정의 친구’를 선거 마케팅으로 내세웠던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은 사건이 터지자마자 일체의 선거운동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다른 충청 지역도 민주당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면서 표심에 어떤 영향을 줄 지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야권에서는 지방선거의 큰 호재(?)를 만난 듯 성명을 발표하며 선거 흐름을 뒤바꾸려 애쓰고 있다.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 미투 운동은 그동안 만연했던 남성 우월의식과 가부장적 사고를 깨뜨리는 기폭제가 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힘이 약한 여성이라는 이유로 남성이 제압할 수 있는 대상으로 여겨졌던 의식이 이제는 개선돼야할 시점에 온 것이다.

공직사회와 공공기관, 교육계, 기업에 이르기까지 여성들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지고는 있다.

하지만 여전히 남성 상사가 부하 여성을 함부로 다루는 고질적인 관습은 쉽사리 고쳐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더욱이 이번 미투 운동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상당 부분이 술자리에서 벌어졌다는 점에서 잠재된 비뚤어진 의식이 짙게 깔려 있음을 보게 된다.

따라서 현재 불고 있는 미투 바람이 이러한 남성들의 체질적인 관념을 뜯어 고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여성은 가정에서 남성의 어머니이자, 딸이며, 형제다. 여성을 단순히 연약한 성적 공략 대상으로만 생각하려는 그릇된 인식이 완전히 바꿔져야만 한다.

양성 평등은 구호로만 외친다고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내면의 의식 개선에서부터 비롯된다.

늦었지만 이번 미투운동을 통해 한국 사회가 제대로된 변혁이 일어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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