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택 전 제천교육지원청교육장

대회 준비 기간 중 조직위원장이 두 번이나 바뀌고(김진선·조양호·이희범) 빠듯한 경기장 시설 공정과 안보 문제 등 여러 가지 우려가 있었으나 2월 25일 폐막식을 끝으로 17일간의 지구촌 최대의 겨울축제가 성공리에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대회 기간 중 환호와 감동 그리고 간절했던 순간들을 회상해 본다.

먼저 이번 평창 동계 올림픽은 92개국, 2920명이 참가하여 102개의 금메달을 놓고 펼친 역대 최대 규모의 대회였다. 우리나라는 안방 올림픽에 15개 전 종목에 역대 최다인 146명의 선수를 출전시켜 금메달 5개, 은메달8개, 동메달4개로 금메달 순위7위, 메달 합계 (17개) 6위에 오르는 쾌거를 이루었다. 뿐만 아니라 질적인 면에서도 값진 성과를 일궜다. 2014년 소치올림픽까지 한국의 메달은 빙상 종목(쇼트트랙·스피드스케이팅·피겨스케이팅)에서 나왔으나 평창에서는 썰매(봅슬레이·스켈레톤)와 컬링, 설상(스노보드) 종목에서도 메달을 획득하여 다변화를 이루었다.

IOC는 이번 대회 역사적 장면 15개를 선정하였는데 그 중 한국은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500m에서 2위를 하고도 우승자인 일본의 고다이라 나오에게 안기며 축하해준 이상화와 세계 정상을 지켰던 이상화에게 경의를 표한 고다이라 나오, 그동안 불모지나 다름없던 스켈레톤의 윤성빈의 우승, 그리고 몇 년 전만 해도 세계 선수권 3∼4부 리그에 속했던 팀이 세계 16강이 겨루는 톱 디비전으로 승격하여 이번 대회에 출전해 예선전에서 4전 전패로 8강 진출에 실패했지만 선전한 남자 아이스하키 팀 등을 선정했다. 온 국민의 가장 큰 관심과 사랑을 받은 종목은 역시 여자 컬링이다. 스킵(주장) 김은정을 비롯하여 스키핑(비질)의 김영미, 김선영, 김경애, 김춘희 5명이 다 김씨여서 팀 킴(Team Kim)이라고도 불리는 이들은 인구 5만 명의 소도시 의성 여중·고 출신이다. 예선전에서 세계랭킹 8위인 한국이 랭킹 상위국인 캐나다(1위), 스위스(2위), 러시아(3위), 영국(4위), 스웨덴(5위), 미국(7위) 를 모두 꺾고 일본(6위)에게만 졌으나 예선전 1위로 준결승에서 일본을 꺾고 결승에서 스웨덴에 패해 은메달을 획득하는 동안 전국이 컬링으로 들썩였다. 프랑스의 르몽드는 “한국 여자 컬링의 팀 킴(Team Kim)이 이번 대회에 진정한 스타가 되었다” 고 했고 영국의 가디언과 캐나다의 내셔날 포스트, 미국의 히핑턴 포스트도 한국 여자 컬링 팀의 기사를 실을 만큼 세계적 관심을 갖게 했다.

30살의 이승훈이 13살과 11살의 나이 차이가 나는 후배를 이끌고 금메달을 차지한 남자 팀추월 은메달, 남녀 쇼트트랙1500m(임효준, 최민정) 금메달, 여자3000m 계주(심석희 외4인) 올림픽 2연패, 그리고 남자 매스스타트의 금메달(이승훈)은 참으로 자랑스럽다. 또 눈길을 끄는 것은 세계랭킹 50위인 봅슬레이(원윤종 외 3인)에서 은메달, 사북 고랭지 채소 배추밭에 만든 슬로프에서 처음 스노보드를 익힌 배추보이 이상호의 동메달, 이밖에도 쇼트트랙에서 남자1500m의 황대현(은메달), 남1000m의 서이라(동메달), 스피드스케이트에서 0.01초 차이로 2위 입상한 500m의 차민규, 1000m의 김태윤(동), 1500m의 동메달리스트인 19세 강심장의 김민석 등은 값진 메달이며 장래가 촉망된다. 그러나 여자 팀 추월(3명이 출발해 가장 느린 선수의 기록으로 순위가 결정)에서 김보름과 박지우가 노선영을 방치한 채 먼저 피니시 라인을 통과한 것은 지도자간 알력의 희생양이라 볼 수 있으며 차제에 정리되어야 할 적폐다. 이번 대회에 금5, 은8, 동4개의 메달로 좋은 성적(7위, 6위)을 냈다고 하지만 선수 저변 확대가 시급하다. 이번 올림픽에서 종합1위인 노르웨이는 인구 532만명의 작은 나라이고 국가적 지원도 거의 없지만 전국에 스포츠클럽이 11000여 곳이 있고 “스키를 타고 태어난다”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동계 스포츠는 이들에게 일상인 점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또 막대한 비용을 들여 만든 시설을 활용하기 위해 세계적인 대회 유치와 많은 국민들이 즐기는 동계스포츠가 되도록 하는 사회체육 진흥 방안이 요구된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