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북미 정상회담 제안을 전격 수용하면서 그 개최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금까지 북미 정상회담 장소로 거론되고 있는 곳은 판문점과 제주도, 서울, 미국, 평양, 중국, 스위스 등이다.

이 가운데 북미회담 장소로 가정 먼저 손꼽히는 곳은 평양이다. 두 차례 남북정상회담이 이곳에서 열렸고, 2000년 빌 클린턴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간 정상회담 개최장소로 추진된 적이 있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이 북미 정상회담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전격적으로 미국 워싱턴을 방문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두 정상이 최초로 만나는 자리인 만큼 워싱턴이나 평양보다 상대국에 부담을 주지 않는 중립적 제3의 장소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하고 있다.

중국을 통해서가 아닌 직접 미국과 협상을 희망하는 북한의 입장에서 보면 중국도 회담 장소가 될 수 없다. 스위스는 김 위원장이 유학한 곳이고 영세중립국이라는 점 때문에 북미회담 장소로 거론된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권력을 잡은 뒤 한 번도 북한을 떠난 적이 없다는 사실을 들어 이곳도 회의적으로 보고 있다.

남은 곳은 제주도와 판문점, 서울이다. 이 중에서도 북미정상회담에 앞서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는 판문점이 한반도 평화의 상징성 때문에 가장 적합한 후보지로 꼽히고 있다.

냉전의 상징인 판문점에서 북미정상회담을 열면 극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즈는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북미정상회담 장소로 판문점내에 있는 평화의 집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북미정상회담의 의제는 냉전 상태를 완화하기 위한 한반도 비핵화이다. 북미정상회담은 1953년 판문점에서 개최된 정전협정 이후 처음으로 열린다는 역사성을 지니고 있다.

냉전의 상징물로 남아 있는 판문점에서 북미정상회담이 열린다면 북미 당사자의 상호방문에 따른 부담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북미정상회담을 중재해온 문재인대통령의 베를린 구상에도 큰 힘이 될 것이다.

한반도 비핵화를 협의하는 북미간 정상회담이 한반도 중심 판문점에서 개최돼 냉전에 마침표를 찍는 밑그림으로 작용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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