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동일 <법무부 청주준법지원센터 책임관>

지난해 11월 청주 무심천 다리에 의미 있는 ‘벽화’가 그려졌다.

무심천은 시민들의 휴식과 운동공간으로 활용되며 청주시를 대표하는 하천으로 이름이 높다. 그러나 시멘트벽 등으로 이뤄진 무심천 인근 다리는 어두컴컴한 이미지에다 쓰레기 등으로 범죄 취약지역으로 꼽힐 만큼 열악한 환경을 보였다.

청주준법지원센터는 이 같은 무심천 인근 다리에 생명을 불어 넣는 벽화 그리기 사업에 나섰다. 청소년 범죄를 예방하고 시민들의 범죄 불안감을 해소하는 것은 물론 지역사회에 쾌적한 무심천의 이미지를 남겨주겠다는 셉테드(CPTED·환경설계에 의한 범죄예방)란 지역사회의 범죄예방 및 안전사회 구현을 위해 조도가 낮은 낙후지역 및 범죄발생율이 높은 지역의 안전도 강화를 위한 소규모 자체 범죄예방환경개선사업) 프로젝트의 일환이었다.

안전하고 쾌적한 무심천! 우리들이 함께 만드는 벽화이야기’라는 모토 아래 시작한 이 벽화그리기는 지난해 10월 31일부터 11월 13일까지 일단 무심천과 연결된 방서교에서 실시됐다. 
준법지원센터 만의 힘으로는 쉽지 않은 이 프로젝트에 지역사회도 힘을 합쳤다.

청주시 등 유관기관에 예산과 봉사 지원을 받았고, 청주지역에 연고를 두고 있는 화가들도 재능기부에 나섰다. 주민자치위원, 청주지역 보호관찰위원협의회 소속 법사랑 위원들도 채색 봉사를 거들었다.

주민들이 함께 동참하는 프로젝트여서 주민들의 관심도 컸다.

벽화 채색 작업 중 이곳을 지나던 한 주민은 “자주 무심천을 이용해 운동도 하고 휴식을 취하고 있지만, 교량하부에 낙서 등 오염으로 교량 주변 환경이 좋지 않았는데 이렇게 곤충과 꽃이 있는 편안한 정원처럼 벽화를 그려놓으니 1년 내내 환한 봄기운을 느낄 수 있어 얼마나 좋으냐”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해 말 고준희양 아동학대 사건에 이어 최근에는 각계각층에서 #미투 운동이 잇따르며 우리를 경악케 하고 있다. 범죄 없는 안전한 사회에서 행복하게 사는 것이 우리 인류의 보편적인 욕구라고 하지만 하루도 빠지지 않고 아동학대·성폭력 등 각종 강력범죄가 언론에 연일 보도되고 있는 실정이다. 

강력범죄 재범 예방과 법교육, 준법 문화 확산을 주요 업무로 하는 준법지원센터에서 근무하면서 이 같은 보도를 접할 때면 마음 한 구석이 더욱 아프다. 

보호관찰 제도 도입과 함께 설치된 보호관찰소는 2016년 법교육법에 따라 ‘법문화진흥센터’로 지정됐고, 명칭도 ‘법무부 준법지원센터’로 복수명칭을 사용하면서 기존 업무 외에 법교육이 주 업무로 신설됐다. 이에 따라 보호관찰소는 보호관찰대상자뿐만 아니라 유아, 청소년 등 모든 시민을 대상으로 범죄예방교육 및 준법문화 확산을 위한 다양한 캠페인을 실시함으로써 건전한 민주시민 양성에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유독 추웠던 올 겨울이 가고 따뜻한 봄이 다가오고 있다. 환한 봄기운을 우리에게 안겨주는 무심천 앞 벽화를 보며 풀어졌던 마음을 다시 한 번 가다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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