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의약뉴스 창간 1주년에

한정호 과장

의료와 의학뉴스하면 대부분의 국민은 건강정보나 건강상식, 먹거리나 약에 대한 생각이 먼저 떠오를 것 같다.
그러다보니 대부분의 신문지면 또한 건강코너에서는 이런 내용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공중파와 종편에서도 뉴스 끝자락에 이런 내용이 보도된다.
종편이 늘어나면서 각종 몸짱, 먹거리와 건강에 대한 프로그램에 의사들 또한 연예인들과 대거 출연하여 병원 홍보와 함께 먹거리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나절만 TV를 보고 있어도, 우리나라에 도대체 뭐를 먹어도 천수를 누릴 것 같고, 약이 아닌 것이 없다는 착각이 들 정도다.
그런데 이런 보도들 때문에 대한민국 국민의 수명이 조선시대보다 2배 이상 늘어난 것일까? 어느 식당에만 가도 붙여 있는 '고서에 따르면, 이것을 먹으면 열이 가라앉고 정력이 세어지며…….(중략) 죽어가다가도 벌떡 일어섰다.'라는 것이 지천에 널려있던 조선시대에는 왜 그렇게 환갑도 사는 동네 어르신들이 적었을까?
알만한 분은 아시겠지만, 현대에 이르러 산부인과학의 발전으로 분만 중 산모와 태아의 생존율이 올라갔으며, 예방접종으로 천연두, 수두, 소아마비 등으로 인한 사망률이 급감하였으며, 항생제의 개발로 폐렴, 상처의 감염에 의한 사망률 또한 급감하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공학과 생명과학의 발달로 위생적인 상하수도와 냉장고, 풍부한 먹거리로 영양실조의 감소가 평균 수명을 증가시키고, 삶의 질을 크게 개선시킨 것이다.
이러한 보건의료와 영양학의 발달은 여러 과학자들과 공학자들의 선도적인 연구가 근간이 되었지만, 어찌 보면 이러한 연구가 실제 우리 삶에 적용되도록 이끌어낸 것은 언론의 영향이 지대하였다.
19세기 미국과 영국에서 콜레라와 이질(설사병)이 유행하여 도심에서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는 상황에서 이러한 사망자들 대부분이 흑인이나 빈민가에 집중된 현상을 보고, 하늘의 저주라거나 인종적인 문제로 몰아갔던 적이 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이러한 현상과 실제 통계적으로 흑인과 빈민가 지역의 사망률이 높은 이유의 이면에는 이들의 거주지역의 상하수도 시설이 미비하다는 것을 밝혀냈고, 양심적인 언론은 이를 널리 알렸다. 이를 통하여 정부에서는 이들 지역의 상하수도를 대대적으로 정비하게 되었고, 바로 식중독의 감소와 함께 사망자는 급격하게 감소하였다. 이로써 인종주의자들의 편견을 종식시킬 수 있었다. 이는 의과학과 힘을 합친 인문학자들과 언론인들의 헌신과 용기 덕분이었다.
충북에 최초로 생긴 의약전문지인 충청의약뉴스가 벌써 창간한지 1년이 되었다. 길을 처음 만드는 사람은 늘 고단하기 마련이다. 이제와 같은 노력으로 조금 더 닦이고 넓어진 길로 우리 지역에서 제대로 되고 바른 의학지식과 사회를 연결하는 매개체로서 자리 잡기를 기대하고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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