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길우

▲ 남길우 <충북도 투자유치과>

얼마 전 서울 드래곤시티 호텔에서 수도권 소재 기업 CEO 등을 대상으로 한 투자유치설명회와 동원홈푸드 등 2개사와 투자에 관한 업무협약이 있었다.
이제는 수도권 기업 대표들도 충북의 잘나가고 있는 경제지표를 조금씩 알아가는 것 같아 뿌듯하다. 실질경제성장률 전국2위, 수출증가율 전국2위, 광?제조업체수 증가율 전국 1위 등 통계청 각종 경제지표에서 전국 최상위권을 달리고 있으니, 그럴 법도 하다.
그날 우리 서울 투자유치팀에서 유치한 동원홈푸드 신용수 대표의 말이 인상 깊었다. 동원홈푸드는 타시도로 가기로 거의 결정돼 서명만을 남겨 두고 있었다. 그런데 우리 팀 ‘투자유치의 레전드’로 불리는 여영구 사무관이 투자정보를 입수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밤낮없이, 휴일도 잊은 채 온 맘을 다해서 기업만 보고 지극 정성을 다한 결과 동원홈푸드는 충북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신 대표는 ‘우리 직원보다도 더 기업을 위하는 충북 공무원에 반해 결정을 했다’고 했다.
6년 동안 투자유치 업무를 하고 있는 그분은 퇴직을 얼마 남겨 놓지 않은 나이에도 뜨거운 열정은 식을 줄 모른다. 아직 이 정도의 열정과 헌신에 미치지 못하지만, 나는 여전히 노력하는 중이다. 이제 업무를 시작한 지 1년 6개월이 조금 넘어 갓 ‘새내기’를 벗어난 나의 고민은 커져만 간다.
처음 이곳에 전입돼 ‘어떻게 하면 투자유치를 잘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해 보았다. 투자유치팀은 한 마디로 ‘영업사원’이다. 물건을 잘 설명하든지 아니면 믿음을 주고 마음을 움직여서 땅을 팔아야 한다. 기업을 방문할 때 문을 자신감 있게 열어야 하는 데 너무 떨리곤 한다. 어느 날 주말 아파트에서 쉬고 있는 데 교회 전도사님이 문을 두드린다. 불교를 믿는 집사람은 퉁명스럽게 대답한다. 허나 그 분은 긍정적인 톤으로 죄송하다며 옆집의 문을 또 두드린다.
‘아하! 이거구나. 신앙심과 같은 높은 신념이 있다면 거절이나 무시를 해도 자신 있게 그 일을 할 수가 있는 거구나.’ 자원봉사자가 자원봉사를 하듯이 나도 기업에 도움을 주러가는 강한 신념을 불어 넣었다. 도움을 주러 간다고 생각하니 기업에서 문전박대를 당해도 또 다른 기업을 향해 당당히 갈 수가 있다.
공무원이 조금만 변해도 감명을 준다. 서울에서 투자유치 활동을 하는 광역단체는 충북이 유일하다. 지난해까지 경북도가 있었지만 지금은 돌아간 상태이다. 중소기업인들은 지자체 공무원이 직접 찾아 가기만 해도 깜짝 놀란다. 더욱이 수도권 기업과 통화 후 2시간 후에 기업인이 있는 그 공장에 나타난다면, 공무원의 정성에 반해 강한 믿음이 생겨난다. 그 다음은 말을 하지 않아도 투자계획이 있다면 충북으로 결정하게 된다. 100억, 1000억이 아니어도 좋다. 10억을 투자하더라도 정성을 다해 도와 드리고 싶다.
서울 투자유치팀은 충북경제 4% 달성의 선봉에 서서 공격적 투자유치활동을 전개해 나가고 있다. 지난 번 추진전략 회의를 할 때 현장에서 느끼는 절심함이 화마와 싸우는 소방관이 오버랩 됐고, 즉석에서 ‘어느 소방관의 기도’를 패러디해 ‘서울 투자유치 공무원의 기도’를 썼다.
주변에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기업인을 알려 주면, 나는 휘파람을 ‘휘휘’ 불면서 달려 갈 거다. ‘서울 투자유치 공무원의 기도’를 되뇌면서….
신이시여! 우리가 기업의 부름을 받을 때는/ 아무리 강한 두려움, 외로움, 피곤함이 있다해도
한 기업을 유치할 도전정신과 힘을 주소서
타시도보다 늦기 전에/ 우수한 신규 창업기업을 안을 수 있게 하시고/ 덕망 있는 중소 중견기업을 품을 수 있게 하소서
그리고 신의 뜻에 따라/ 그 기업이 유치되면/ 신의 은총으로 기회의 땅 충북에서 기업의 더 큰 성공을 돌보아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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