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경찰 SNS에 ‘항의 인증샷 릴레이’…반발여론 확대
폴네티앙, 장 의원 공식사과 요구 “모욕감 넘어 참담”
황운하 “원칙대로 수사…정치 경찰 비판 이해 어려워”

▲ 25일 부산 사상구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 사무실 앞에서 전국경찰 온라인 모임 폴네티앙 회장인 유근창 경남경찰청 경위가 장 의원의 사과를 요구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동양일보 이도근 기자) 김기현 울산시청 관련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을 ‘미친개’로 비유한 장제원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경찰관 커뮤니티 등에서 확대되고 있다.

앞서 울산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지난 16일 한국당 소속 김 시장 측근의 비리와 관련해 울산시청을 압수수색하고, 김 시장 동생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수사에 들어갔다. 그러자 한국당은 이를 야당 파괴를 위한 ‘정치공작’이라고 반발했고, 장 수석대변인은 22일 논평을 통해 “경찰이 급기야 정신줄을 놓고 정권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닥치는 대로 물어뜯기 시작했다”면서 “정권의 사냥개가 광견병에 걸렸다. 미친개는 몽둥이가 약”이라고 맹비난했다.

이후 일선 경찰관들이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한국당에 항의하는 피켓 사진을 올리는 등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충청권 등 전국 경찰관들이 경찰 내부망에 한국당의 태도를 비판하는 글을 올리고 있으며, 25일 현재까지도 한국당 논평에 반발하는 글이 다수 게시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관들은 또 개인 SNS를 통해 한국당에 항의하는 피켓 사진 등 인증샷을 잇따라 올리고 있다. 서울 은평경찰서 연신내지구대에는 건물 외벽에 항의 플래카드를 내걸렸다. 이들 피켓과 플래카드에는 조선시대 승려인 무학대사의 글귀를 빌려 ‘돼지의 눈으로 보면 이 세상이 돼지로 보이고, 부처의 눈으로 보면 이 세상이 부처로 보인다’는 경구와 함께 ‘사냥개나 미친개가 아닙니다. 우리는 대한민국 경찰관입니다.’라는 문구 등이 적혀 있다.

경찰 온라인 커뮤니티인 ‘폴네티앙’도 23일 성명을 내고 “장 의원이 경찰을 대놓고 모독했다. 대한민국 경찰관을 ‘몽둥이가 필요한 미친개’, ‘정권의 사냥개’로 만든데 대해 14만 경찰관과 전직 경찰, 그 가족은 모욕감을 넘어 매우 참담한 심정”이라며 장 의원에게 공식 사과를 요청했다. 폴네티앙 회원 경찰관들은 25일 부산 사상구 장 의원의 부산 사무실 등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벌이는 등 행동에 나섰다.

황운하 울산경찰청장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장문의 글을 올려 한국당의 비판에 정면 대응했다.

그는 이 글에서 공천발표 당일 시청을 압수수색한 것에 대해 “시장도 아닌 비서실장 비리의혹 수사를 위한 영장집행을 시장 공천발표일이라는 이유로 연기하는 건 상상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여당 유력 시장후보를 두 차례 만났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야당 국회의원 세분들과도 1~2차례씩 만났고, 울산시장은 한 달에 한 번씩 만났다”며 “여당인사를 만난 시점은 9월과 12월고 문제의 사건에 대한 고발장이 접수되거나 첩보가 이첩되기 이전”이라고 해명했다.

황 청장은 “부패 비리를 원칙대로 수사하는 것인데 그 대상이 야당 인사라는 이유만으로 정치경찰이라는 비판을 감수해야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며 “(한국당의) 표현방식이 지나치게 거칠어 심한 모욕감으로 분노를 억제하기 힘들다”고 불쾌감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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