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영수 편집국 취재부 부국장

(지영수 편집국 취재부 부국장)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봄철 대기질 악화의 주범인 미세먼지 관리에 지자체와 교육기관에 비상이 걸렸다.

충북교육청은 미세먼지로 인한 학생들의 건강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안전조치를 취해달라는 공문을 각급 학교에 보냈다.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된 중남부지역 학교에 대응 요령 안내방송, 실외수업 단축 또는 금지, 식당 기계·기구 세척, 음식물 위생관리 강화 등을 주문했다.

충북은 미세먼지환경기준이 선진국 수준으로 대폭 강화되면 도내 미세먼지 상황은 4.2일에 한 번씩 ‘나쁨’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27일부터 시행되는 환경정책기본법시행령에 따르면 미세먼지(PM-2.5) ‘나쁨’ 기준이 51∼100㎍/㎥에서 36∼75㎍/㎥로, '매우 나쁨'이 101㎍/㎥ 이상에서 76㎍/㎥ 이상으로 변경된다.

지난해 충북지역 대기상황에 이런 기준을 적용하면 23일이었던 미세먼지 나쁨 일수가 87일로 늘어난다. 이는 4.2일마다 미세먼지가 나쁨 수준을 보이는 셈이다.

지난해 1일에 그쳤던 매우 나쁨은 6일로 늘 것으로 보인다. 또 지난해 14일 발령됐던 미세먼지 주의보가 44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충북도는 미세먼지 주의보나 경보가 발령되면 시·군에서 운영하는 생활 폐기물 소각량 감축을 권고하고, 대기 오염물질 다량 배출사업장의 연료 사용량 감축을 권고하는 등 긴급 조치를 시행하기로 했다.

미세먼지가 매우 나쁨일 때는 도를 비롯해 시·군은 차량 2부제를 시행하고, 다른 공공기관의 참여도 요청할 계획이다.

도는 미세먼지 상황을 더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현재 도내 11곳에 설치된 대기측정소를 올해 18곳으로 늘리고, 내년에는 22곳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미세먼지 문제가 6.13지방선거 이슈가 됐다. 충북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한 더불어민주당 오제세 의원은 이날 노후 경유차 조기폐차 지원 및 매연저감장치 부착, 대중교통체계 개선 및 천연가스 차량공급 등 미세먼지 저감대책 공약을 내놓았다.

오 의원은 한국지역난방공사 청정연료 교체 방안 강구, 고압살수차 동원한 도로먼지 및 분진 제거, 민·관·산·학이 참여하는 공동특별대책위원회 등 특별기구 설치 등을 공약했다.

박경국 자유한국당 충북지사 예비후보는 충북형 대기질 개선 중장기 대책 마련, 광역 대책기구 상설화 추진 등을 공약했다.

미세먼지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1급 발암물질이다. 농도가 증가할 때 심부전환자의 사망률을 크게 높이고 어린이와 가임기 여성에게는 폐기능 저하, 저체중아 출산, 조산 등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세먼지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정부와 지자체는 이런저런 대책을 내놓는다. 하지만 ‘반짝 대책’으로 해결할 수 있는 단계를 이미 넘어선지 오래다. 찔끔찔끔 내놓는 미봉책으로는 미세먼지에게 빼앗긴 봄을 되찾을 수 없다.

국민이 안심하고 숨 쉴 수 있게 범정부 차원의 실천·지속 가능한 종합처방을 마련해 속도감 있게 적극 실천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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