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30년 가까이 표류 끝에 지난 2015년 우선협상대상자로 롯데컨소시엄을 선정, 순항을 기대했던 안면도 관광지 개발사업이 또 다시 좌초 위기에 처했다.

충남도는 지난 28일 안면도 관광지 3지구 개발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인 롯데컨소시엄에 자격 취소를 통보했다. 롯데컨소시엄은 태안군 안면읍 일원에 2000억원을 들여 2020년까지 콘도미니엄, 호텔, 워터파크 등을 설치하겠다는 사업제안서를 제출해 안면도 3지구 개발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그러나 롯데는 최종 기한으로 못 박은 이날 구체적인 사업실행 내용을 담은 본 계약에 서명하지 못했다.

오히려 비상식적인 요구를 해와 충남도를 당황케 했다고 한다. 충남도 관계자는 '롯데 측에서 비현실적인 토지 매입 가격을 제시한 데다 기부채납 대상에서 제외할 것을 요청하는 등 비상식적인 요구를 해 지위 취소를 통보했다'고 말했다. 롯데 측이 본 계약을 두 달 앞두고 무리한 요구를 한 것은 사업 포기를 위한 구실로 보인다는 게 충남도 관계자의 설명이다.

롯데는 지난달 말 대전 북부권 광역 대중교통망의 허브기능을 할 유성복합터미널 건설사업에서도 비슷한 행태를 보여 지역의 공분을 샀다.

대전시와 대전도시공사는 북부권인 유성지역의 만성적인 교통정체 해소와 북부권 대중교통망 정비를 위해 유성구 구암역 주변(11만2000㎡)에 복합터미널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기반으로 대전도시공사는 2014년 롯데건설을 주관사로 한 롯데컨소시엄을 유성복합터미널 건설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하지만 3년이 지나는 동안 사업 추진은 한 발짝도 나가지 못했고, 3년 5개월만인 지난해 6월 사업협약을 해지했다. 결국 사업은 무산됐다.

이때도 롯데 측은 토지 조성원가, 금리 인상 등 비상식적인 이유를 드는 등 협상에 불성실한 태도를 보였다. 3년이 넘는 시간을 허비한 대전시가 지난해 말 다시 같은 사업을 추진하며 참여업체를 공모했는데, 롯데쇼핑과 롯데시네마 등 롯데계열사는 자본금 3억원의 신생기업(하주실업) 뒤에 숨어 우회 참여하는 얌체짓을 했다. 6개월이라는 시간이 있었지만, 롯데는 사업 참여를 확답하지 않고 건물 임대조건이 맞지 않는다는 핑계를 대며 사업에서 발을 뺐다. 결과적으로 유성복합터미널 건설사업은 롯데라는 걸림돌에 걸려 4년이라는 시간을 허비했다. 이를 두고 지역에서는 롯데 측이 지난 2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구속 이후 계열사별로 추진해온 대형사업 투자 결정을 보류한 것으로 보고 있지만, 롯데 측의 비상식적인 행태가 계속되자 지역 여론도 등을 돌렸다. 대전시청 주변에는 롯데를 악덕 기업으로 칭하며 '롯데 제품 불매운동에 나서야 한다'는 현수막이 지금도 걸려있다.

아무런 법적인 문제가 없다 하더라도 롯데의 이와 같은 행태는 부도덕하다. 무엇보다 이윤 추구를 위해 공공사업을 추진하면서 무책임하게 행동을 한다는 것이 문제다.

“충남도가 롯데 껌이냐”는 김용필 바른미래당 충남지사 예비후보의 외침처럼, 지역의 공공사업을 물로 보는 롯데의 경영 자세는 비판받아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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