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호 논설위원 / 청주대명예교수

 

인간은 행복을 추구하는 동물이다. 국민이나 주민은 생존권적 기본권의 하나인 행복 추구권을 가진다. 그렇기에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는 행복지수의 제고를 국지정의 최고지표로 삼고 그 구현을 위하여 노력한다. UN 자문기구인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는 지난 14일 로마 의 바티칸에서 세계 156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국민행복도를 ‘2018 세계행복보고서라는 명칭으로 발표하였다. 1위는 10점 만점에 7.632점을 얻은 핀란드가 차지하였고 노르웨이, 덴마크, 아이슬란드, 스위스, 네덜란드, 케나다, 뉴질랜드, 스웨덴, 호주 등이 뒤를 이어 10위 안에 들어갔다. 한국은 5.875점으로 57위를 마크하였다. 한국은 세계 10대 경제대국이고 소위 부자클럽이라 불리어지고 있는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35개국 중의 주요 멤버인데 행복지수는 27위로 평균치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거기다가 자살율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사회조사 연구소의 발표에 의하면 필자가 살고 있는 충북 도민의 행복지수도 중간정도의 수준이다. 행복의 날개를 활짝 펴고 무한대의 세계로 비상하기를 바라고 있는 국주민으로서는 답답한 일이라 아니할 수 없다.

행복은 주관적인 느낌을 말한다는 한계를 가진다. 더구나 사람마다 추구하는 행복의 조건과 수준 등은 동일할 수가 없다. 어떤 사람은 소유를, 어떤 사람은 권력이나 명예를, 어떤 사람은 호의호식을, 어떤 사람은 외모와 사랑 등을 추구하는 등 천차만별일 수 있다. 이렇듯 금전적 물질적인 것의 소유에 집착하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수분지족, 자족, 감사 등의 정신적인 것을 중요시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점 등으로 미루어 볼 때 행복지수는 측량하기도 어렵고 측량치에 대하여 평가를 하는 것도 무리일 수 있다. 그렇다 하여 외면하거나 도외시해서는 아니 된다. 정부기관은 국민이나 주민의 행복지수 제고를 존립근거로 한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정부는 그 존립근거인 국주민들의 기본 수요에 해당하는 경제소득은 물론 안전하고 편리하며 능률적이고 경제적이며 쾌적한 환경이 확보되고 정부나 사회 등으로부터 공정하고 공평한 대우를 받으며 제때에 행정 및 복지서비스 등을 받을 수 있고 자신과 관련되어 있는 공적 사안에 대하여 주인의 입장에서 의견을 제시하고 반영되게 하는 주인성 발휘, 평등한 기회와 공정한 신분보장 등, 삶의 질 지표를 향상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하고 민관의 협치(governance) 속에 제대로 실현될 수 있게 하여야 한다. 이러한 요소들은 공무원이나 공직자들의 선민후관(先民後官) 및 멸사봉공(滅私奉公) 등의 공복관과 국주민들의 성숙된 시민의식 등에서 생성되어 상위개념인 문화로 그 하위개념인 규범, , 제도 등으로 착근되어야 한다. 한마디로 국가는 정치. 행정, 경제, 사회. 교육, 환경, 사법 등의 모든 분야가 민주의 이념과 정신 및 철학 하에 정상국가로서의 조건과 위상 등을 확보하고 견지하여야 한다. 그러야만 행복지수를 제고시킬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행복지수는 정상국가로서의 국격과 사회 각 분야 활동의 정상조건 충족 등을 함수로 한다고 볼 수 있다. 행복지수가 종속변수라면 국지정 및 사회 각 분야의 정상적 운영과 구성원들의 성숙된 의식 및 행동 등이 결정변수라 할 수 있다. 정부나 공공기관 등이 아무리 이상적이고 실용적인 복지창출을 위해 진력한다 하더라도 결정변수이면서 환경변수라 볼 수 있는 사회 각 분야와 국주민들이 공동체 및 책임 의식 등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동참하지 않으면 행복지수 제고는 한낱 구두선이나 선언적 의미에 그치게 된다. 행복지수의 제고는 국가나 공공기관의 최고임무로서의 가치를 가지는 것으로 반드시 구현하여야할 국지정의 좌표이지만 이것의 성공은 정상조건이라 할 수 있는 모든 공적활동 및 구성원들의 정상적인(성숙된) 행동에 좌우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결국 행복지수의 고양은 공적활동 및 구성원들이 얼마큼 정상적인 사고와 행동을 하는가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물질적 조건 충족 못지않게 정신적, 의식적, 문화적 조건이 함께 충족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행복지수는 공적기관들이 정상적인 활동을 필요요건으로 하고 주변 환경요소들의 공동보조를 충분요건으로 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행복지수 제고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자신을 바르게 세우는 일이라 할 수 있다. 모든 것을 이성과 인격을 전제로 공정하고 정의로우며 대승적인 자세를 가지고 처리하는 자아를 형성하여야 한다. 그리고 국가나 사회 등은 물질 못지않게 정신의 비옥화의 도모에 힘써야 한다. 구성원들의 행복지수 최대화에 진력하되 진정성을 가지고 행복의 본질에 접근하여야 한다. 건국이념인 홍익인간으로 살 수 있는 정신문화를 창달이 지름길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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