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사지 당간지주와 150m 떨어진 지점서 유물 무더기로 나와

(동양일보 박장미 기자) 백제 사찰인 '대통사(大通寺)' 일대로 추정되는 지점에서 백제 기와가 출토됐다.

매장문화재 조사기관인 한얼문화유산연구원(원장 조원창)은 최근 충남 공주시 반죽동 197-4 한옥 주택부지에서 발굴조사를 진행한 결과 웅진도읍기 백제 기와와 전돌이 무더기로 나왔다고 밝혔다.

출토된 유물들은 신라의 경주 황룡사지, 백제 사비도읍기의 부여 정림사지에 비견되는 삼국시대 사찰로 알려진 공주 대통사지(大通寺址)의 실체를 규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유물 중에는 '대통'(大通)으로 추정되는 글자가 있는 기와도 확인됐다. 비록 '대'(大) 자는 깨져 나가고 '통'(通) 자의 일부만 남았지만, 일제강점기 대통사지 조사에서 수습돼 국립공주박물관에 있는 '대통' 명문기와와 문양이 흡사하고 인장을 찍은 형태여서 동일한 명문기와로 짐작된다.

기와들은 삼국사기에 나오는 '바람이 불어 기와가 날아갔다'는 기록처럼 굉장히 얇은 점이 특징이다. 이는 백제 한성도읍기 왕성으로 확실시되는 풍납토성에서 나온 기와의 전통을 이어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 유물들은 안정된 층위에서 다량으로 출토된 것으로 보아 대통사지에 있던 건물이 재건축되거나 폐기될 때 한꺼번에 묻힌 것으로 추정된다.

대통사지는 공주 반죽동 302-2번지에 있는 보물 제150호 당간지주 주변에 있었던 것으로 짐작된다. 당간지주는 사찰 입구에 깃대를 달기 위해 세우는 두 개의 돌기둥을 뜻한다.

일제강점기 반죽동 당간지주 일대에서 이뤄진 조사에서 '대통'이라는 글자가 있는 명문기와가 출토됐고, 보물 148호와 149호로 지정된 커다란 석조(石槽·사찰에서 연꽃을 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돌그릇) 2점은 1940년 국립공주박물관으로 옮겨졌다.

이후 공주대 박물관이 2000년에 당간지주 주변에서 발굴조사를 했지만, 백제 시대 유물은 수습하지 못했다.

대통은 중국 양나라 무제가 527년에서 529년 사이에 사용한 연호이며, 대통사지는 백제 성왕(재위 523∼554)이 세운 것으로 전한다. 일제강점기 이후에는 부여 부소산성에서 '대통' 명문기와 한 점이 나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당간지주와 약 150m 떨어진 지점에서 대통사지 관련 유물이 나와 학계의 시선을 끌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백제사의 최대 난제로 꼽히는 백제 웅진도읍기의 왕경을 찾는 실마리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공주 류석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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