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파일럿 교향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 12 첫 방송

 "남자들은 이해 못 해. 결혼 안 한 여자도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야."
 결혼 13일 차 새댁, 배우 민지영은 신혼여행 후 처음 방문한 시댁에서 남편 김형균에게 말한다.

 오는 12일 첫 방송에 앞서 10일 언론에 선공개한 MBC TV 파일럿 교양 프로그램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에서는 세 며느리의 다른 듯 같은 시집살이가 담겼다.

[MBC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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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지영은 친정엄마가 한껏 준비한 이바지 음식에 눈물을 쏟고 시댁으로 출발했다. '착해 보이는' 화장에 단정한 정장을 입은 그는 도착하자마자 "왜 결혼하면 시댁에서 자야 하느냐"고 물으면서도 앞치마를 두르고 음식 준비에 나선다.

 총출동한 시댁 식구 중 남자들은 여유를 즐기고, 여자들은 부엌에서 벗어나질 못한다. 민지영의 시댁뿐만 아니라 주변의 흔한 풍경이다.

 결혼 5년 차, 둘째 아들을 임신 중인 개그맨 김재욱의 아내 박세미 역시 상황은 다르지 않다. 만삭 며느리에게 명절 나기는 더 고되다.

 시댁에서 손님도, 가족도 아닌 존재의 며느리는 부른 배를 안고도 첫째 아들을 돌보랴, 차례 준비하랴 정신이 없다. 그런 와중에 시어머니는 "딸도 하나 있어야 하니 셋째를 가져라"고 한다. "저도 이제 일 나가야죠" 해도 돌아오는 답은 "애들 두고 일 다니면 너도 마음이 좋지 않아." 소통은 없다.

 '결혼 4년 차 '워킹맘' 김단빈은 '할 말은 하는' 성격이지만 그에게도 시댁은 어렵다. 그녀가 "빨리빨리 오라"는 시어머니 전화를 아침에만 5통 받는 사이 남편 김진민은 그저 TV만 본다.

 늦게 도착하자마자 시어머니의 독설을 듣는 것도 아들이 아닌 며느리의 몫이다. 결국, 그녀는 참았던 눈물을 쏟는다.

 세 가정의 모습에서 보이는 공통점은 시댁에서 여자는 끊임없이 '과대 기능'을 하고, 남자는 '과소 기능'을 한다는 것이다. 며느리가 일하면 일할수록, 남편은 더 정적인 존재로 남는다.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 뿐만 아니라 최근 비슷한 작품이 장르 구분 없이 주목받는다. 웹툰 '며느라기', 다큐멘터리 영화 'B급 며느리'가 대표적이다. 시대가 바뀌면서 많은 게 변했지만 여전히 사위는 '백년손님', 며느리는 '백년일꾼'인 데 대한 반응이다.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를 보고 있으면 불공평함에 답답하고, 함께 화내주는 MC들의 반응에 통쾌하다. 다만, 패널 중 전문가가 있음에도 분석이나 대안 제시가 부족해 기존 고부갈등을 다룬 프로그램과 큰 차이가 없다는 게 다소 아쉽다.

 프로그램을 만든 스튜디오테이크원의 박지아 본부장은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출연진의 반응을 보여주는 데 일단 초점을 맞췄다. 그동안 비추지 못한 모습들을 조명하는 게 연출자의 의무라고 생각했다"며 "분석과 대안 제시는 다음 과제"라고 말했다.

 이영백 MBC 콘텐츠협력센터 부장도 "해석과 대안은 유보한 면이 없지 않다"며 "사람 간 서열, 여성 차별을 대표적으로 상징하는 '며느리'에 대한 이슈를 던지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3부작으로 제작된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는 오는 12일, 19일, 26일 오후 8시 55분 방송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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