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영 한국도로공사 충북본부장

 

거리에서 가벼운 옷차림을 보니 봄이 성큼 다가온 것 같다. 포근해진 날씨는 나른하고 졸리는 춘곤증을 동반하여 봄철 졸음운전으로 인한 사고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 5년(2013년 ~ 2017년)간 고속도로 사망자 발생 교통사고 분석결과 총 1193건 중 무려 32%에 달하는 380건이 졸음운전으로 인한 사고로 집계되었다. 잠깐 졸음이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데 고속도로에서 100km로 운전 시 3초를 졸게 되면 100m를 무방비 상태로 운전하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이때에는 위험을 인지할 수 없어 브레이크를 밟거나 운전대를 돌리는 등 사고예방 행동을 전혀 하지 못하기 때문에 피해는 클 수밖에 없다.

올해 2월 중부내륙선에서 발생한 사고를 보면 5톤 탑차에 이삿짐을 싣고 아버지와 아들, 아들 친구가 함께 고속도로를 주행하던 중 비가 내리기 시작하였는데, 와이퍼 이상으로 앞이 잘 보이지 않게 되자 갓길에 차를 세우고 아들과 아들 친구가 내려 앞 유리를 닦고 있었다. 이때 2차로에서 졸음운전 중이던 25t 트레일러가 갓길로 질주하여 5t 탑차 뒷부분을 들이받았고 차량은 충격으로 앞쪽으로 밀리면서 왼쪽으로 전도 되었다. 차량 앞쪽에 있던 두 사람은 쓰러진 상태로 발견되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 중 1명이 안타깝게도 사망하게 되었다.

또 다른 사례를 보면 2차로 주행 중이던 화물차 운전자가 졸음운전으로 인해 앞서 서행 중이던 화물차를 들이받아 두 차량이 앞으로 밀려나가던 중, 바로 뒤따라오던 화물차 두 대가 연이어 추돌하였는데 이 충격으로 맨 뒤에 있던 화물차가 튕겨나가 왼쪽 차선에 달리고 있던 승합차를 들이받았고, 다시 그 뒤에 오던 승용차에 받혀 총 6대가 연쇄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하였다. 이 사고로 5명의 운전자는 경상을 입었으나 가장 충격이 컸던 화물차 운전자 1명은 사망에 이르렀다.

이처럼 위험한 졸음운전을 예방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이 있는데 미리 알아두면 안전운행에 도움이 된다.

첫째, 2시간마다 15분 이상 휴식을 취한다. 장거리 운전을 하면 피로가 가중되는데 중간에 쉬어가는 게 졸음운전 방지에 큰 효과가 있다. 둘째, 껌이나 커피를 마신다. 껌과 과자는 먹을 때 턱 근육을 움직이게 하여 뇌를 자극하는 효과가 있어 잠을 깨우는데 좋다. 초콜릿이나 사탕은 당분을 제공해 일시적인 집중력 향상에 도움 되고, 커피의 카페인도 졸음예방에 도움 된다. 차 안에 껌이나 사탕 등을 항상 비치해 두는 것이 좋다. 셋째, 환기와 실내온도를 조절한다. 자동차는 밀폐된 공간으로 일정 시간이 지나면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높아져 졸음을 유발할 수 있다. 날씨가 더워지면 에어컨을 켜고 운전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장시간 문을 닫고 운전하면 차 안에 실내공기는 산소가 부족한 상태가 된다. 적어도 1시간에 한번 씩 창문을 활짝 열어 환기를 시켜주어야 한다. 넷째, 스트레칭을 한다. 경직된 자세로 계속 앉아있다 보면 몸이 굳어지는데 스트레칭으로 체내 혈액순환을 원활히 도와 산소의 흐름을 개선해주면 졸음 예방에 도움이 된다.

위와 같은 방법은 일시적으로 졸음을 쫒을 수는 있지만 최선의 방법은 아니다. 졸음사고 예방에 가장 좋은 방법은 운행 전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운행 중에는 졸음을 참기 보다는 가까운 휴게소나 졸음쉼터에서 20분이라도 잠을 자며 쉬어주는 것이 좋다.

혹시라도 사고가 난 경우에는 차량에 탑승하고 있으면 위험하다. 사고즉시 차량 비상등을 켜고 트렁크를 열어 뒤차에게 위험성을 알리고, 탑승자 모두 가드레일 뒤쪽으로 대피한 다음 한국도로공사 대표번호(☏1588-2504)로 연락을 취하여야 한다. 충분한 휴식으로 안전운행 한다면 사고위험으로부터 안전하게 자신을 보호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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