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회 무영신인문학상 당선자로 선정된 강이나씨.

(동양일보 박장미 기자) ‘농민문학의 선구자’ 이무영(李無影·1908~1960) 선생의 문학 혼과 작가 정신을 기리기는 25회 무영제와 19회 무영신인문학상 시상식이 13일 오전 11시 충북 음성군 석인리 오리골 이무영 생가에서 열린다.

동양일보는 무영제 25주년을 계기로 기성작가를 대상으로 시상하던 ‘무영문학상’을 18회로 마감하고 올해부터는 신인소설가를 발굴하는 ‘무영신인문학상’으로 전환했다.

19회 무영신인문학상 당선작은 강이나(본명 강희숙·부산 남구 대연동)씨의 단편소설 ‘1그램의 재’로 소재나 발상이 기발하고 작품 자체의 성취도도 높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당선자 강 소설가에게는 500만원의 상금과 함께 상패가 수여된다. 다음은 작가와의 일문일답이다. 박장미 기자



-소설 ‘1그램의 재’는 어떤 계기로 탄생했나.

몇 년 전에 지리산에 갔다가 ‘아름다운 길’이라는 팻말을 보게 됐습니다. 그 팻말 아래 ‘로드킬이 많이 일어나니 주의하라’는 글이 적혀 있었고요. 그 말을 본 뒤로 ‘아름다운 길’과 ‘죽음’이라는 어울리지 않을 법한 두 가지에 대해 생각하게 됐고 이후에 글로 쓰게 됐습니다.

-작품을 세상에 내 놓을 때 어떤 기분이 드는지.

습작생인 저에게는 소설 한 편을 완성해도 그 소설은 여전히 제 컴퓨터 안에만 저장된 일기와도 같았습니다. 읽어주는 독자가 없으니까요. 하지만 처음으로 누군가 제 소설을 읽어줄 것을 생각하니 떨리고 좋습니다. 등단 자체보다는 누군가 제 소설을 읽는다는 사실이 더 좋은 것 같습니다.

-작품을 구상할 때 특별히 의식하는 것이 있다면.

같은 이야기라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기, 더 낯설게 생각하기, 그러면서도 보편적 공감대에서 멀어지지 않기 등을 생각합니다. 그리고 쓰는 사람이 힘들게 쓰면 읽는 사람이 편하게 읽을 것을 알기에 쉽고도 문학적인 문장을 쓰기 위해 노력합니다.

-소설가가 되겠다고 결심한 것은 언제부터였고, 어떤 계기가 있었는지.

아주 어렸을 때부터 글을 쓰는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어떤 특정한 계기가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그저 소설을 읽는 것이 좋았고 읽다보니 쓰는 것도 좋았습니다. 평생 동안 꿈은 하나였습니다. 글을 쓰는 사람, 글 중에서도 ‘소설’을 쓰는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이번 당선작을 통해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메시지를 한 마디로 정리하기는 좀 힘든데요. 굳이 한 마디로 말씀드린다면 소설 속 인물이 했던 말과 같을 것입니다. ‘살다보면 살아진다는 것을 설명’해 보고 싶은 마음, 그것입니다. 죽음보다 못한 삶이라고 여길 만큼 힘들게 살아가는 소설 속 인물들이 다시금 삶에 대해 희망을 품게 되는 계기는 ‘사람’을 통해서입니다. 그들을 통해 ‘사람’과 ‘삶’은 동의어라는 것을 말해보고 싶었습니다.

-현재 구상하고 있는 작품과 앞으로의 계획은.

말의 힘 혹은 말의 헛됨에 관한 글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매일 주고받는 말이지만 그 말이 어떤 힘을 발휘하고 또 어떤 상처를 주는지에 대한 글입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지금처럼, 이제까지보다 더 열심히 소설을 대해 생각하고 쓰는 것입니다.

-작가로서의 꿈이 있다면

저만의 소설적 세계와 문체를 가진, 오래오래 쓰는 작가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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