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오늘은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4주년이 되는 날이다. 3년 동안 어둡고 차디찬 바다 속에 가라앉아 있던 세월호 선체는 우여곡절 끝에 육지로 인양됐다. 하지만 정확한 사고원인과 정부의 무기력했던 인명구조과정 등 참사의 진실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사고 후 수습된 일부 희생 학생들의 휴대전화를 통해 공개된 음성파일은 끝까지 들을 수 없을 정도로 참담했다. 온 국민은 슬픔에 젖어 가슴이 아리고 쓰리다 못해 심장에 멍이 들 정도였다.

국민들은 서서히 가라앉는 세월호를 지켜보면서 무능력한 정부의 구조작업에 울분을 토했고, 사고원인을 명확하게 밝혀내 책임자 처벌은 물론 각종 재난으로부터 안전한 국가로 만들어 줄 것을 기대했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는 정치권의 당리당략에 따라 좌우되는 정치색을 띠면서 피로감을 느낀 국민들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기 시작했다. 국민들의 민심도 정치성향에 따라 갈라져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을 더욱 힘들게 만들었다.

정권이 바뀌면서 검찰조사를 통해 박근혜정부의 '세월호 7시간' 일부가 드러났으나 당시 정부가 왜 구조를 못했는지, 사고원인은 뭔지 등에 대한 의문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세월호 2기 특조위 활동이나 세월호 추모시설 건립 등을 놓고서도 우리사회 갈등양상은 여전하다.

4년 전 오늘 제주도 수학여행 꿈에 부푼 경기 안산 단원고 학생 등 476명을 태운 세월호는 진도 앞바다에서 갑자기 침몰했고, 304명의 안타까운 생명이 바다 속에 잠겼다.

세월호 선체는 지난해 3월25일 1075일 만에 목포신항만으로 인양됐다. 현재 미수습자 수색과 사고원인 규명을 위한 조사가 동시에 진행 중이다. 8개월가량 진행된 미수습자 수색작업을 통해 4명의 유골을 찾는 성과를 거뒀지만 5명은 아직도 미수습자로 남아 있다.

미수습자 유골을 찾는 선체조사와 함께 세월호 2기 특조위가 출범해 세월호 사고원인 규명작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고 한다. 세월호 추모시설이나 안전교육관, 선체 보존방안에 대한 우리 사회의 논의도 진행되고 있지만 민심이 갈리면서 희생자 가족들의 가슴만 멍들고 있다.

세월호 참사는 온 국민의 아픔이었고, 슬픔이었고, 안타까움이었다. 생명의 존귀함과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웠고, 안전의 중요성을 각인시켰다.

문재인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 4주기를 하루 앞둔 15일 유가족들을 위로하는 메시지를 발표하면서 선체조사위와 세월호 특조위를 통해 세월호의 진실을 끝까지 규명하고, 안전한 대한민국을 건설하겠다고 약속했다. 산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우리를 더욱 슬프게 만들었던 4년 전 오늘을 기억하며 다시 한 번 희생자들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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