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 "해트트릭 놓쳐 아쉽지만 승리해 만족스럽다"
AFC 챔스리그 5경기 모두 출장해 4골로 16강행 견인

전북의 이동국(앞)이 전남전에서 PK골을 넣고 기뻐하고 있다.

(동양일보) '지칠 줄 모르는 체력에 녹슬지 않은 골 감각.'

프로축구 전북 현대의 베테랑 공격수 이동국(39)이 올 시즌 물오른 골 감각으로 소속팀의 가파른 상승세를 맨 앞에서 이끌고 있다.

이동국은 14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1(1부리그) 7라운드 홈경기 전남과의 경기에 아드리아노와 투톱을 이뤄 선발 출전했다.

이동국의 선발은 올 시즌 K리그 여섯 번째 출장 만에 처음이다. 이동국은 앞서 정규리그 다섯 경기에는 모두 교체로 투입됐다.

우리 나이로 40세인 이동국은 체력 안배 때문에 주로 조커 역할을 맡았다. 전반전 동안 상대 수비진의 허점을 벤치에서 면밀히 관찰한 뒤 후반에 교체로 들어가 상대의 허를 찌르는 움직임으로 득점을 만들어내며 특급 조커 명성을 얻었다.

10골을 넣었던 작년 시즌에도 30경기 모두 교체로 출장했다.

하지만 거꾸로 나이를 먹는 듯한 이동국은 올 시즌 처음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후반 추가시간까지 95분을 풀타임으로 활약했다.

이동국의 골 감각을 더욱 놀라울 정도다.

그는 이날 올 시즌 첫 '호남 더비'에서 0-0으로 팽팽하게 맞선 후반 15분 페널티킥 키커로 나서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뽑았다.'

후반 44분에는 자신이 얻어낸 페널티킥 키커로 나섰으나 상대 골키퍼 박대한의 선방에 막혀 실축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후반 추가시간 이용의 크로스를 헤딩골로 연결해 2-0을 만들었다. 곧바로 이재성의 골까지 터지면서 전북은 3-0 대승을 낚아 5연승 행진으로 선두를 굳게 지킬 수 있었다.‘

이동국이 선제 결승 골과 쐐기 골을 모두 책임진 셈이다. 두 번째 페널티킥까지 넣었다면 '해트트릭'의 주인공이 될뻔했다.

이동국은 이날 멀티 골로 시즌 4호 골을 기록했다. 같은 팀의 장신 공격수 김신욱과 외국인 특급 골잡이 아드리아노(이상 3골)를 1골 차로 따돌렸다.

6경기에서 4골로 경기당 평균 0.67골의 놀라운 활약이다.

지난해 전인미답의 K리그 개인 통산 200호 골 고지를 밟았던 이동국은 K리그 통산 신기록 행진을 206골로 늘렸다.

이동국의 활약은 이게 끝이 아니다.

올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골 사냥으로 소속팀의 조기 16강 진출을 주도했다.

지난 2월 13일 가시와(일본)와 1차전에서 1-2를 만드는 추격 골에 이어 2-2에서 승리를 확정하는 결승 골을 터트리더니 2월 20일 키치전(홍콩)에서 1골, 지난 4일 가시와와 5차전에서 다시 한 골을 추가해 16강행에 앞장섰다.

AFC 조별리그 5경기에서 선발 1차례를 포함해 모두 뛰었고, 4골을 뽑는 맹활약을 펼쳤다.

K리그1 정규리그 4골에 AFC 챔피언스리그 4골을 합치면 시즌 8골을 기록 중이다.

'K리그의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며 통산 206골에 72도움을 기록 중인 이동국.

K리그 통산 475경기에 출전해 앞으로 25경기만 더 뛰면 '꿈의 500경기' 출장도 달성한다.

이동국은 경기 후 구단을 통한 인터뷰에서 '선발로 출전해 오랜만에 90분 풀타임을 치렀다. 해트트릭을 놓쳐서 아쉬움도 있지만 일단 팀이 경기에 승리해 만족스럽다'면서 '대부분 교체로 출전했지만 우리 팀은 누가 나가더라도 좋은 결과를 가져올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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